외형확장에도 기업가치 떨어지는 현대제철…"시장불안 해소노력 필요"
입력 2015.08.31 07:00|수정 2015.08.31 07:50
    동부특수강·현대하이스코 등 M&A 後 시총은 오히려 줄어
    "세아창원특수강 턴어라운드 사례 참고" 지적도
    • 현대제철이 진행해 온 일련의 인수합병(M&A)과 관련해 그 효과에 대한 시장의 물음표가 커지고 있다.

      외형 확장기조에도 시가총액이 오히려 떨어지며 M&A 효과에 대한 부정적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회사의 보다 구체적인 비전 제시와 피인수 회사와의 화학적 융합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외형 확장에도 주가는 급락…피인수·합병 회사 실적 부진도 한몫

      현대제철은 올해 현대종합특수강(옛 동부특수강) 인수와 현대하이스코 합병을 단행했다. 연초 주당 6만원대에 머물렀던 현대제철 주가는 올해 2월 동부특수강 인수 이후 7만원대로, 4월 현대하이스코 합병 결정 후에는 8만원대까지 치솟았다. 시장에선 M&A 효과와 시너지에 대해 큰 기대감을 보였다.

    • 현대제철의 주가는 각 회사 M&A절차가 마무리되면서 하향세로 전환했다. 장중 4만원대로 떨어지기도 했다. 9조원대까지 올랐던 시가총액은 최근 6조원대로 떨어졌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중국경기 침체·전방산업 약화로 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선 피인수·피합병 회사들의 실적부진이 주가하락에 한몫했다고 평가한다.

      현대종합특수강은 현대차그룹에 편입된 이후 부진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2180억원이었던 동부특수강 매출액은 올 상반기엔 2132억원으로 축소됐다. 지난해 4분기 22.2% 수준의 선재 점유율은 올해 2분기 21.9%로 줄었다. 올해 자동차 등 전방산업이 약세를 보임에 따라 실적이 부진했다는 게 현대종합특수강의 설명이다.

      현대제철에 흡수합병된 옛 현대하이스코 사업부문의 부진도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저유가 기조가 올해 지속됨에 따라 에너지향(向) 강관의 실적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탓에서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의 합병가액은 각각 7만3299원·6만2873원이었는데 현재 주가가 5만원대로 떨어져 투자자들의 불만이 많다”고 밝혔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올해 마무리된 현대제철의 M&A에 대해 평가하기엔 조금 이른 감은 있지만 실적·주가 등에서 벌써부터 좋지 않은 시그널을 보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고 밝혔다.

      ◇ 대규모 투자에 대한 불안감 해소·피인수 회사와의 화학적 결합 필요

      현대제철이 보다 명확한 비전 제시를 통해 투자자 불안감·불만 해소에 나서야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7월 기업설명회(IR)에서 현대제철은 ‘비전 2020’을 발표했다. 당시 현대제철은 “2020년까지 매출 26조원을 달성할 것”이라며 “제품 및 소재를 다변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투자업계는 “현재 저조된 철강시황 기조에서 5년만에 어떻게 6조원이 넘는 매출성장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추가적인 대규모 투자·M&A 이벤트가 발생할까봐 오히려 걱정”이란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구체적인 비전 제시를 통해 향후 대규모 투자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게 다수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조언이다.

      피인수 기업과의 화학적 결합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현대종합특수강은 각종 사안들을 현대제철에 보고는 하고 있지만 인적·사업적 교류는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세아베스틸은 이승휘 부회장을 비롯한 임원들이 세아창원특수강(舊 포스코특수강) 임원직을 겸직하고, 일주일에 3~4일을 세아창원특수강에서 지내고 있다”며 “세아창원특수강이 올해 2분기 실적반등에 성공한 점을 현대제철도 귀감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