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 개선' 현대상선 1300억원 BW발행 '청신호'
입력 2015.08.31 08:27|수정 2015.08.31 08:27
    증시부진에 감액 결정…남북협상에 주가상승 '반전'
    현 주가 전환가액 대비 140%
    • 남한과 북한의 고위급협상 타결에 현대상선의 분리형신주인수권부사채권(분리형BW) 발행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남북한 경제협력에 대한 기대감으로 회사의 주가는 큰 폭으로 상승, 투자자 모집이 수월 할 것이란 전망이다. 정부의 분리형BW 재허용 방침이 적용된 이후 첫 사례인 만큼 발행을 준비중인 기업들은 이번 공모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현대상선은 지난 24일 이사회를 열어 총 1300억원 규모의 분리형BW의 발행을 결정했다. 대표주관은 유진투자증권이 담당하며 발행조건은 ▲표면이자율 3% ▲만기이자율 7% 수준으로 전환가액은 5000원이다. 공모청약은 내달 7일로 계획돼 있다.

      ◇ 증시부진으로 발행규모 줄여…남북협상에 '반전'

      회사는  1500억원의 발행을 고려했다.  이달 초 주관사를 선정하고 인수단을 꾸릴 때까지만 해도 시장의 수요가 충분하다는 판단에 약 1800억원도 검토했다. 중국증시 하락, 남북한 긴장 여파로 국내증시가 부진하자 회사 및 인수단 1500억~1800억은 어렵다고 판단했다.

      현대상선의 주가도  지난 21일 5년 새 신저가(5010원)을 기록하며 부진했다.

    • 남북 긴장은 전화위복이 될 조짐이다.  남북 협상타결로 경제 협력 기대가 형성되면서 현대상선 주가가 큰 폭으로 올르고 있다. 협상타결 전날인 지난 24일 현대상선의 주가는 상한가를 기록, 6510원에 장 마감했다. 25일 고위급 회담의 협상타결 소식이 전해지자 주가는 약 8% 상승, 종가는 7020원을 기록했고 현재는 약 7000원대 초반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분리형BW의 전환가액 5000원 대비 약 140%수준이다.

      현재 상황이 지속할 경우 주관사를 비롯한 인수단의 공모에 대한 부담은 한결 덜게 될 것이란 전망이다. 전환가액이 현재 주가대비 낮은 수준에서 시장수요가 충분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이번 발행에 참여하는 인수단 한 관계자는 "현재 주가상황을 고려할 때 큰 악재가 없는 이상 공모 청약은 수월하게 진행 될 것으로 보인다"며 "결정을 조금 늦췄더라면 발행규모를 축소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란 아쉬움도 있다"고 말했다.

      ◇ 현대상선 BW, 제도 변경 후 시장 탐색 기회

      이번 현대상선의 분리형BW 청약결과는 자금조달이 용이하지 않았던 기업들이 더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분리형BW의 재발행이 허용됐지만 시장의 수요가 확인되지 않고 있어 앞장서 발행에 나서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의 재허용 방침이 적용된 이후 첫 발행에 나서는 현대상선의 청약결과를 보고 약 200억~3000억원 규모 분리형BW 발행에 나서려는 기업이 다수 있다"며 "그 동안 자금조달이 용이하지 않았던 기업을 비롯해 해운·철강 분야 기업들에게도 발행 제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