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5년 내 시스템반도체 경쟁자...치킨게임 가능성 대비해야”
입력 2015.09.08 16:10|수정 2015.09.14 14:07
    삼성전자·SK하이닉스 투자 계획과 맞물려 경쟁 과열될 수도
    NICE신평 “中, 과거 디스플레이 산업과 같은 육성 전략 펼 것”
    • 중국의 메모리반도체 시장 진입이 본격화되며 안정화된 반도체 경쟁구도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최근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한 상황에서 중국 진입에 따른 ‘치킨게임’이 재발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NICE신용평가(이하 NICE신평)는 8일 NH투자증권 본사에서 ‘높아진 차이나 리스크의 파고(波高) … 한국 기업은 넘을 수 있을 것인가?’ 주제의 세미나를 통해 이와 같이 밝혔다.

      이경화 NICE신평 수석연구원은 “중국의 메모리반도체 시장 진입 시 진입 목표와 방법에 따라 상이한 경쟁구도가 전개될 것”이라며 “글로벌 시장 진입 목표에 초점이 있을 경우 치킨게임이 재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기업이 대규모 투자 확대 계획을 밝힌 상황에서 중국의 시장진입으로 경쟁구도는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2017년까지 15조6000억원의 투자를 예고했고, SK하이닉스는 2024년까지 총 46조원의 투자계획을 내놓았다. 중국 또한 올해 상반기 미국 DRAM 설계기업 인수, BOE의 시장 진출 선언 등 메모리반도체에 대한 투자에 나서고 있다.

      NICE신평은 중국이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 경쟁자로 부상하는 데 5년 이내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아직 기반기술이 부족하지만 중국 정부의 지원 강도에 따라 단축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중국업체들이 신규투자보다 기존기업을 활용해 시장에 진입 할 가능성이 크다고 NICE신평은 분석했다. 중국의 현 기술 수준과 소요자금 그리고 메모리반도체의 경기변동성을 고려할 때 신규투자의 위험부담이 높은 것이 이유다. ▲마이크론(Micron) 인수 ▲전문 NAND기업 인수 ▲소형 DRAM기업 인수 ▲자본 제휴 4가지 방안이 전망됐다.

    • 중국 정부가 과거 디스플레이산업 지원 경로와 유사한 전략을 채택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 BOE는 정부 지원을 토대로 빠른 성장을 보였다. 설비 투자 시작 3년 후인 2011년부터 성과를 보이기 시작했다. 현재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 한국기업이 60% 가까운 점유율로 독주하고 있지만, 중국업체가 정부의 산업 육성 전략을 바탕으로 경쟁자로 부상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 연구원은 “2016년과 2017년까진 국내업체가 미세화·공정기술 우위와 3D낸드 등 신기술을 바탕으로 한국업체가 경쟁우위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중국의 시장 진입으로 치킨게임이 재발할 경우 2018년 이후 경쟁우위 격차가 축소될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