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銀, 8월말 자금 출연 결정…이달중 실행 전망
신보 외 다른 채권단 의견조율은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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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제철이 이르면 9월말 채권단 공동관리 절차(워크아웃)에 돌입한다. 채권단 내부 의견 조율이 끝났고, 신용보증기금(신보)이 워크아웃에 참여할 수 있는 기반도 거의 마련됐다는 평가다.
동부제철 채권단 관계자는 9일 "이르면 추석 연휴가 지난 이후 워크아웃이 시작될 전망"이라며 "워크아웃을 통해 이자비용 등 부담을 줄여 재무구조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채권단은 지난 7월 동부제철의 워크아웃을 준비했다. 동부제철의 재무 개선을 위해선 현행 자율협약 체제만으론 한계가 있으며, 워크아웃을 통해 신보를 채권단 체제로 편입해야 했기 때문이다.
채권단은 신보의 참여를 압박하지 않았다. 신보가 동부제철 워크아웃에 참여하면 연간 150억원 가까운 이자수익이 줄어든다. 현재 평균 11% 수준인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의 금리가 채권단과 같은 금리(무담보채권 연 1%, 담보채권 연 3%)로 전환되는 까닭이다.
신보는 올해 '회사채시장 정상화 방안' 관련 한국은행으로부터 500억원의 자금 출연을 받는 것이 예정돼있다. 정부 출연금을 받아야 하는 신보 입장에선 이자수익 감소가 수익성 감소로 이어져 민감한 문제로 작용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채권단은 한국은행의 자금 출연 결정 이후 동부제철 워크아웃을 다시 논의키로 했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27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신보에 대한 500억원 출연을 결의하며 이 문제는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 한국은행 총재가 자금 집행일을 정해 결정만 내리면 된다.
금융권에서는 신보에 대한 자금 출연이 빠르면 이달말 이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자금 출연은 한국은행이 산업은행에 3조4300억원을 대출하고, 동시에 통화안정증권을 발행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산업은행은 여기서 생긴 차익 500억원을 신보에 출연하게 된다.
자금 출연이 이뤄지면 채권단은 동부제철 워크아웃 실행 시기를 조율할 방침이다. 동부제철의 재무 정상화라는 명분이 있는만큼 신보에서 긍정적인 입장을 보일 것으로 채권단은 기대하고 있다. 동부제철도 이 같은 상황을 인지하고 내부적으로 준비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신보는 아직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신보 관계자는 "동부제철 워크아웃 동의 여부에 대해 결정된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동부제철이 워크아웃에 돌입하면 신보 여신의 이자율이 변경되며 동부제철 재무제표에 채무면제이익이 반영된다. 연간 1750억원에 이르는 이자비용 부담도 줄어든다. 현재 채권단은 연내 추가 출자전환이나 유상증자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