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항공기 투자 중개 선두…10여대 투자 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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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아랍에미레이트의 국영 항공사인 에티하드항공이 A380 항공기를 도입했다. A380 구매대금은 전부 국내 투자자들이 댔다. 이 거래를 주선한 곳은 영국에 있는 항공금융전문기업인 메이지파트너스(Magi Partners)와 국내 파트너스 회사인 유지파트너스였다. 2009년에 설립된 유지파트너스는 KDB대우증권이 손을 잡은 노부스캐피탈과 함께 국내 항공기 투자 시장의 금융 주선을 이끌고 있는 곳이다. 최근에는 에미레이트항공의 A380 투자를 주선했다. 현재까지 10여 건의 항공기 투자를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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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범수 유지파트너스 대표(사진)는 인베스트조선과 인터뷰에서“국내 투자자들이 항공기에 투자하면서 선순위 대출에 높은 금리만을 찾는다면 글로벌 항공기 금융 투자 시장에서 한국이 제외될 수도 있다”며“지분(Equity)투자를 비롯해 다양한 투자 구조와 방식에 대한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나 대표는 "항공기 투자는 항공사가 아닌 항공기 자체의 가치에 투자하는 것"이라며 "항공기 투자의 노하우(Know-how)를 습득하기 위한 비용을 아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요즘 항공기 투자 주선을 따내기 위해 한 달에 한 번은 두바이, 홍콩, 유럽의 항공사와 금융회사를 방문한다고 한다. 인터뷰 전날, 나 대표는 48시간, 무박 2일 일정으로 중동 항공사를 방문하고 왔다고 했다.
-메이지파트너스와는 어떻게 손 잡았나
"2009년에 선박금융 업무 때문에 영국 출장 갔다가 지인의 소개로 존 샤먼을 만나게 됐다. 존 샤먼으로부터 항공기 금융을 전수 받았다. 당시 1주일간의 프로그램이 지금 항공기 금융을 할 수 있는 기반이 됐다. 이후 한국으로 돌아와 존 샤먼과 함께 국내 보험사들에 항공기 투자 시장을 소개했고 투자로도 연결시켰다."
존 샤먼은 항공 금융산업에서만 27년의 경험을 가진 베테랑이다. 아일랜드 국적항공사안 Aer Lingus 회장을 역임했고, 미쓰비시그룹이 참여한 스펙트럼 캐피탈사의 최고경영자(CEO)를 역임했다.
-항공기 투자는 어떻게 이뤄지나
"금융리스나 운용리스를 통해 항공기에 직접 투자하는 방식이 있다. 두번째는 항공기 운용리스 회사가 발행하는 채권에 투자할 수 있다. 이런 투자는 항공기 투자라기보다는 회사채 투자에 가깝다. 기존 항공기 금융의 리파이낸싱 과정에서 참여할 수도 있고 은행이 과거에 실행한 항공기 대출을 인수 받아 투자할 수도 있다. 금융위기 당시 은행들이 실행한 고금리 항공기 대출들이 최근 몇 년간 매각하면서 한 흐름이 되기도 했다.
다만 항공기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항공기의 가치를 정확히 평가하는 일이다. 항공기와 항공사는 다르다. 항공사가 부도(Default)에 몰려도 항공기의 가치까지 사라지자 않는다. 이점을 구분하고 투자해야 한다."
-국내 투자자들은 금리가 높은 선순위 대출을 주로 원하는 것 같다
"이제 투자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대출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항공기 투자를 깊게 연구한 투자자들은 선순위에서 중순위, 중순위에서 후순위(지분)로 투자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또한 항공사 중심의 투자에서 항공기의 특성에 따른 투자도 늘 것으로 생각한다. 다른 나라들도 비슷한 과정을 거쳤다. 특히 국내 연기금이나 보험사는 반드시 지분투자를 해야 한다."
-왜 '반드시' 지분투자를 해야하는가
“항공기는 대체투자자산 중 가장 안전한 자산이고, 수익의 대부분이 지분투자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선순위대출에 참여한다면 지분투자도 병행해야 한다. 수익률 측면에 대한 고려도 있지만 항공사가 부도상황에 직면하면 선순위 투자자들은 채권 회수를 위해 항공기를 매각할 수도 있다. 반면 국내 투자자들은 선순위와 중순위 투자금을 모두 사줄 여력이 있다. 지분투자자가 대출을 모두 인수하겠다고 하면 대출투자자들은 매각을 할 것이다 그후 우리는 매입한 항공기를 재임대해 투자수익을 계속 가져갈 수 있다. 항공기 투자의 매력이다”
실제 국내 기관투자자들 가운데는 지분투자를 하면서 소규모 자금을 선순위에 투자하는 경우가 있다. 전략적인 차원이다. 지분투자만 할 경우 항공사 부도시, 선순위 투자자들의 움직임을 포착할 수 없어 자칫하면 큰 손실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나 대표는“후순위부터 선순위까지 참여하면서 트렌치별 투자의 속성을 경험할 수도 있고, 수익률과 위험관리를 동시에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항공기 투자는 어느 정도 안정적인가
"금(Gold)보다 더 안정적이다. 항공기는 전세계에서 가장 변동성이 낮은 자산이다. 또한 자산 매각을 진행해보면 더 명확하다. 부동산은 장소와 성격에 따라 다르지만, 항공기는 보통 한 달 정도면 중고 매각이 가능할 정도로 유동성있는 자산이다."
-항공기 투자에 있어 고려할 요소는
“항공기 투자는 항공사보단 항공기 자체의 가치에 대해 투자하는 것이다. 항공기 투자 노하우는 오랜 경험을 통해 쌓인다. 실제 항공기 투자는 보통 7~15년 정도로 장기투자다. 이 때문에 항공기 투자의 속성을 알기 위한 비용을 아껴선 안 된다. 큰 비용이 드는 것도 아니지만 일부 투자회사들은 투자 집행보다는 비용을 더 생각하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
-GE캐피탈처럼 대형 항공기 운용리스 회사가 나와야 하는 단계 같다.
"중국이나 일본이 공격적으로 항공기에 투자하고 있고, 운용리스 회사도 키우고 있다. 하지만 국내는 이를 진행할 만한 인력이 아직 없다. 운용리스회사를 하려면 최소한 항공기 10대 이상 보유해야하는 데 투자 저변이나 투자 형태가 초기 단계다."
-항공기 투자 주선에서 가장 힘든 게 무엇인가
"항공사로부터 맨데이트(Mandate)를 받는 일이 가장 어렵다. 항공사로부터 맨데이트를 받아 거래를 주선하는 곳은 국내에선 유지파트너스 정도다. 유지파트너스는 메이지파트너스와 함께하고 있기에 가능하다. 국내에 얘기되는 항공기 투자 건의 상당수는 맨데이트가 없다. 명문화 돼 있지는 않지만 항공사는 나라별로 특정한 주선사를 두고 있다는 점도 기억해야할 부분이다."
-항공기 투자 주선시 수수료 수준은
"항공기 투자 주선은 경쟁이 치열해 다른 어떤 분야보다 박하다. A380 규모의 비행기 한 대 투자를 주선하면 실사 및 서류 작업 등에만 4억~5억원 정도의 비용이 든다. 따라서 지속해서 상당한 규모의 거래를 주선하는 선순환이 되지 않으면 수수료를 받아 비용을 충당하기도 힘들다."
-향후 항공기 투자 시장은 어떻게 보는가
"지난 40년간의 통계를 보면 항공기 시장은 약 15년마다 2배씩 성장했다. 앞으로는 아시아권의 여객 수요 증가에 주목해야 한다. 공항은 항공기 수요 성장 속도를 따라잡지 못할 것이다. 이 때문에 대형 항공기 수요가 꾸준히 늘 가능성이 높다. 국내 투자자들도 이같은 측면을 고려하면서 항공기 투자에 나서야 하며, 항공사가 아닌 항공기의 가치를 고려해 투자결정을 해야 한다"
▷나범수 대표는
고려대학교 산업공학과와 조지워싱턴대학교 MBA(국제마케팅 전공)를 졸업했다. 첫 직장은 LG전자였고 이후 금융권으로 발을 옮겼다. 헤지펀드에 몸담았으며, 선박금융 중개 및 주선을 하기도했다. 현재는 항공기 금융에만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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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5년 09월 16일 10:29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