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랙레코드ㆍ리스크 관리 병행…해외진출, 어렵지만 지속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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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M&A 인수금융 실적을 꾸준히 내고 있다. 최근 신한은행 등과 함께 4조원대의 홈플러스 인수금융 공동주선까지 맡으면서 이익확대를 견인하고 있다.
M&A 매물 증가와 사모펀드(PEF)들의 활발한 활동으로 M&A 선순위 인수금융의 비중은 더 늘어나는 추세. 우리은행 IB사업단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김홍구 상무(사진)는 "선순위 인수금융을 진행하면서 동시에 지분투자에도 참여함으로써 투자기회를 더 늘리고 있다"고 소개했다. "좋은 거래라고 판단되면 이자수익을 받는 대출에만 참여하지 않고, 출자까지 병행할 수 있다"며 "이런 활동이 나중에 또 다른 인수금융 참여에 대한 기회도 늘려준다"고 밝혔다.
PI(자기자본투자) 부문도 우리은행이 주목하는 부문. IB사업단의 영업관련 손익 90%이상을 차지하는 비이자 수익 중 60% 이상이 PI의 결과물이다.
김 상무는 은행권 PI가 거의 드물다시피한 10년 전부터 PI팀을 직접 구성하고 이끌어온 이력을 보유하고 있다. 선제적인 투자에 힘입어 우리은행 PI자산은 1조5000억원 수준으로 타행(7000억~1조원)보다 비중도 높은 편이다.
김 상무는 PI분야에서 지분(Equity)투자를 강력한 무기에 비유했다. "저금리 기조 및 NIM(순이자마진)이 하락하는 상황에서, PI팀의 선제적 지분투자로 비이자수익을 확보할 수 있었다"고 그는 말한다. 물론 철저한 리스크 관리의 병행도 필수다.
일례로 김 상무는 "수년 전 중구 올리브타워에 지분 투자자로 직접 참여한 덕분에 투자기간 동안 꾸준한 배당이익을 받는 동시에, 고가의 매각차익까지 확보했다"고 소개했다. 기간 내 IRR(내부수익률)만 7~8%에 매각차익도 200억원가량. "이 수익을 수수료 수익 등에서 벌려면 수조원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김 상무는 풍력, 신재생 에너지 등 중소형 우량사업 중심으로 사업을 발굴하고 추진한다는 복안도 밝혔다. SOC는 꾸준히 사업이 나오고 있는 분야로, 우리은행이 M&A와 PI와 함께 집중하고 있는 분야다. 하반기에도 신규 사업들이 대기 중이다. 그는 "양보다 질"을 강조하며 "발전에너지와 SOC는 투자규모만 늘리려고 하면 수익성이 침해된다"며 균형적인 투자를 강조했다.
다음은 김홍구 상무 인터뷰 전문
-M&A 인수금융 실적이 좋은 편이다.
"요즘 인수금융 부문에서 우리은행이 잘하고 있다. 홈플러스 공동 주선사로 선정되면서, 인수금융 수수료만 상당한 수익이 예상된다. M&A 인수금융 실적을 살펴보면 상반기에 주선금액만 3900억원에 달한다. 금융주선은 5건으로 건수 기준 시중은행 2위다. 2014년 주선 건수로 시중은행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하반기에도 교보생명, 금호고속, 에누리닷컴 등 규모가 큰 거래의 금융주선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계획이다. 기업 구조조정 매물들이 나오고 있어 기대감도 있다. 또 사모펀드들이 활발하게 사려고 하는 딜과 팔려고 하는 딜이 있어 향후 인수금융 수익성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SOC(사회간접자본) 및 발전 에너지 분야 성과는
"발전에너지 부문 등이 줄고 있는 데다 포화 상태다. 결국 검증된 자산은 리파이낸싱으로 나오고 있다. 발전에너지 부문은 지금까지 괜찮지만, 신규 사업이 향후 줄어들 가능성은 있다. 신재생 에너지 쪽에서 사업을 찾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SOC는 꾸준히 사업이 나오고 있다.
상반기에는 연세대 기숙사 건설 660억원, 서울시 LED 사업 200억원의 주선을 따냈다. 하반기에는 민간투자비 5700억원 규모의 서부간선도로 지하화사업 공동주선 예정이다. 평택시 환경종합시설인 평택에코센터 1800억원 등 우리은행이 강점을 가지고 있는 환경분야 민간투자사업 금융주선을 지속해서 수행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9500억원 규모의 부산신항 2-4단계, 8100억원 규모의 신림선 경전철, 6000억원 규모의 제물포터널 등 주요 민간투자사업에도 재무출자자 및 신디케이션 대주로 참여할 예정이다. 발전에너지와 SOC는 양(量) 싸움으로 하면 안된다. 리스크 관리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선박과 항공기 금융 시장에 대한 평가가 엇갈린다.
"선박금융이 침체돼 있지만 나쁘게만 볼 것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배'라는 담보물건과 하주와 용선계약이 있는 캐시플로우(현금흐름)가 있다. 옥석을 잘 고르는 게 중요하다.
항공기 부문은 저금리를 무기로 한 해외 은행들의 투자가 활발하다. 우리은행은 국내서 못하는 항공기 파이낸싱을 해외로 눈을 돌렸다. 해외 항공사를 대상으로 한 파이낸싱도 생각하고 있다. 틈새 시장을 노리는 셈이다. 해외시장에서 저금리를 무기로 하는 외국은행과의 경쟁은 여전히 고민이다."
-PI사업에 대한 집중도가 높은 편이다.
"우리은행 PI 자산은 1조5000억원 상당이다. 이중 프로젝트 펀드에 투자비중이 높은 편이다. PI부문 사업영역에 제약 없이 다양한 분야에 투자가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요즘 추세는 순수한 파이낸싱 즉 선순위 금융만 하는 것은 드물다. 우량한 선순위 금융을 하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지분투자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가령 사모펀드와 M&A를 하게 되면 특정 사모펀드를 조성한 펀드에 은행이 프로젝트 파이낸싱 및 지분투자를 하면서 그 M&A딜에서 나온 인수금융을 할 수 있는 권한을 갖는 식이다. 지분투자를 동반한 금융구조가 늘고 있다. 지분투자를 해야 선순위 금융 기회도 오는 셈이다. 다만 PI부문은 채권보다 좀 더 위험한 지분(Equity), 메자닌에 투자비중이 높아 일반 여신 대비 리스크가 높으며 적시 적기에 투자회수 해야하는 리스크가 존재한다."
-향후 우리은행 IB사업단이 바라보는 새로운 수익 영역은 무엇이며, 이유는 무엇인가
"저금리 기조로 인한 수익성 저하, 유동성 증가로 인한 경쟁격화 등으로 IB부문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 질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은행의 전통적인 자산인 대출자산 이외에 지분투자, 상업용부동산 투자 등 다양한 대체투자자산이 유망하다고 보고 있다."
-리스크관리 우려, 비슷비슷한 사업모델 등으로 국내 시중은행의 IB사업 모델이 한계에 봉착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기업고객 베이스(Base)의 대규모 대출 형태의 프로젝트는 경쟁이 치열해지고, 소위 말하는 먹거리가 제한적이다. 향후 은행 IB조직은 전통적인 대출 등의 자산에서 유망 투자자산 확대에 주력하는 조직으로 변화할 것으로 생각한다.
자기자본(Principal)부문에서 우리은행이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훨씬 뛰어난 펀드의 자본에 투자도 하는 방향도 검토할 것이다. 외국계 펀드의 연간 평균 수익률이 25%에 달한다. 장기적 안목으로 투자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리투자증권 매각 이후 은행 IB사업단의 활동범위가 줄어들고 시너지 감소가 거론되기도 한다.
"증권과 은행 IB조직과의 시너지는 사실 은행보다는 증권 쪽에서 은행의 기업네트워크, 영업점 등을 이용하여 이익을 보는 경우가 많다. 빠른 민영화를 위해 단행된 계열사 매각이고 IB관련 계열사를 보유한 금융그룹보다는 시너지 측면에서 다소 불리할 수 있으나 충분히 극복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각 분야에서 시장선도에 있는 다른 증권사, 자산운용사와 제한 없는 긴밀한 협조 체제 구축을 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우리은행 IB사업단이 중요시 여기는 전략 포인트는
"트랙 레코드 및 부실 리스크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자산의 질이 좋아야 우량한 투자에 출자자로 초대받을 수 있다. 시장 경험치와 아이디어로 리스크를 축소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수익성을 높이기보다 딜을 어떻게 내실 있는 쪽으로 진행할까, 노력과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
인적 네트워크 관리 및 인력 노하우의 연속성 등을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안타까웠던 것은 지난 금융위기 때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수익성 높았던 IB사업의 주요 부분이 멈춘 것이다. 위기시 레코드가 나빠지는 것을 우려해서 투자사업을 버리는 게 능사가 아니다."
-IB사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것을 무엇으로 보고 있는가
"IB의 성패는 고객과 얼마나 밀접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는가, 적시에 고객의 니즈( Needs)에 적극 부합하는 금융 솔루션(Solution)을 얼마나 잘 제공하느냐에 달려 있다."
-해외 진출은 여전히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본다. 그럼에도 불구 IB사업단이 해외에서 먹거리를 찾을 방안과 전략이 무엇이라고 보는가
"선진 IB들에 비해 자금조달에 따른 ▲금리 경쟁력 부족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소극적 투자 자세 ▲조직 및 전문인력의 부족 ▲해외네트워크 부족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금융시장 포화상태에 따른 신시장 발굴의 필요성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정책당국도 시중은행의 해외진출을 지원 중이며 우리은행 IB사업단도 정책금융기관과 공동진출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해외진출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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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5년 09월 16일 10: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