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국영 조선사 선별 지원
생존 업체엔 금융 지원 사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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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세계 1위를 자부했던 국내 조선업계가 위기에 빠지는 데는 채 몇 년이 걸리지 않았다. 기술력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제살 깎아먹기'식의 수주경쟁으로 내몰린 결과다. 관련업계에선 이번 위기를 반면교사 삼아 조선산업에 대한 재편이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인베스트조선은 국내외 조선업 전반, 그리고 개별 기업들의 현황과 과제 등을 종합적으로 진단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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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양쯔강조선의 잭업플랫폼(좌)과 일본 이마바리조선의 탱커선(우)
조선업 장기불황에 맞서 일본과 중국에선 과감한 구조조정이 이뤄지고 있다. 정부가 직·간접적으로 나서 업체간 인수·합병(M&A) 등 조선업 다운사이징(down-sizing)을 추진 중이다. 살아남은 곳에는 탄탄한 금융지원을 제공하며 산업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 日 대형사 5곳 중심 재편, 엔저 업은 금융지원도 활발
일본은 불황기였던 1980년대를 전후로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1978년과 1987년 두 차례에 걸친 설비 및 인력감축으로 산업규모가 대폭 줄었다. 1976년 61곳이던 중견조선사 수는 1987년 26개로 줄었다. 이 여파로 건조능력도 절반 이상 감소했다. 이후 보수적인 투자기조가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다
민동원 유안타증권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보수적 투자기조가 이어진 일본 조선업체들은 선박대형화·해양플랜트 등 세계적 추세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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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 : 클락슨(Clarkson),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
분위기가 바뀐 것은 3년 전부터다. IHI마린유나이티드와 유니버셜조선이 합병해 글로벌 4위 조선사인 재팬마린유나이티드(JMC)가 탄생했다. 이마바리조선과 미쓰비시중공업은 각사의 LNG선 사업부를 합병해 LNG선 전문 조선사인 MI-LNG를 세웠다. 일본 조선업은 JMC·이마바리조선·미쓰비시중공업·가와사키중공업·MI-LNG 5개사 중심으로 재편됐다.
'빅5’ 중심으로 덩치가 커졌고 원가경쟁력도 개선됐다는 평가다. 아베 정권의 엔화약세(엔저) 정책도 해외수주에 도움을 주고 있다. 일본은 올 1월에 이어 8월에도 월간 신규 수주순위 세계 1위에 올랐다. 최근에는 이마바리조선이 400억엔(한화 약 3880억원) 규모의 대형 도크 투자계획을 밝히는 등 투자 측면에서도 보수적 기조를 탈피하려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일본국제협력은행(JBIC)과 일본무역보험(NEXI) 등 금융기관도 지원에 나서고 있다. 일본 정부는 현재 선박가격의 80%까지 1%대 이자율로 선박금융을 제공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해운사들이 건재해 자국 조선사에 발주를 맡기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 中 51개 조선사만 지원…글로벌 경쟁력 갖춘 대형조선사 육성계획
중국도 정부의 주도하에 더욱 강력한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2013년부터 국영 조선사를 중심으로 51개 기업만을 선별해 금융지원을 하고 있다. 전방산업인 해운업에 대한 지원도 함께 이뤄지고 있다. 중국 정부는 노후선박을 해체해 신규 친환경선박을 발주하는 해운사에 GT(선박의 총 무게·총톤수)당 1500위안(27만원)의 보조금을 제공하고 있다.
홍성인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중국 정부는 수요부문인 해운사들을 간접지원해 해운산업과 조선산업 모두 혜택이 돌아가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재무적으로 버틸 여력이 안 되는 조선사들은 문을 닫고 있다. 중국 최대 민영조선사인 룽성(熔盛)중공업도 생존의 기로에 놓일 정도다. 후동중화(沪东中华)의 상하이조선(上海船厂) 인수 등 대형사의 중소형사 인수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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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대형조선소를 육성하겠다는 것이 중국정부의 기본 방침이다. 중국은 지난 2010년 12차 5개년 계획(2011~2015년)을 세워, 수주잔고·건조량 등 양적 측면뿐 아니라 수주금액 같은 질적 측면에서도 글로벌 1위로 부상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특히 해양플랜트 매출을 연평균 60.7% 증가하겠다는 목표를 세울 정도로 해양부문에 대해 적극적인 모습이다.
주요 조선사들의 실적만 보면 아직 구조조정 효과가 겉으로 드러나진 않았다. 중국선박중공업집단(CSIC)·중국선박공업그룹(CSSC)·광저우조선(GSI)·코스코그룹(Cosco) 등 4개사는 여전히 영업이익률이 적자거나 1% 수준에 그치고 있다. 장기불황의 여파가 여전한 모습이다. 다만 CSIC와 양쯔강조선의 영업활동현금흐름(OCF)이 최근 들어 뚜렷한 개선세를 보이는 등 긍정적인 변화가 일정부문 드러나고 있다.
국내와는 대조적인 상황이다. 국내 금융기관들은 일본과 중국만큼 자금지원을 할 여력이 부족하다. 최근 몇 년간 조선사들의 대규모 손실발생, 이에 따른 경영정상화 과정이 반복되면서 지원여력은 더욱 약해졌다. 또한 해운산업이 조선사업과 동반침체를 겪고 있다는 것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기관의 지원여력은 떨어진데다 해운사들로부터 발주를 기대하기도 힘든 상황”이라며 “고용문제까지 얽혀 있기에 정부차원에서도 과감한 결단을 내리기 어려워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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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5년 09월 01일 09: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