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팎으로 난항 중인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입력 2015.09.25 07:00|수정 2015.09.25 09:04
    중동항공사 "한-중동 노선 늘려달라" 지속 요청
    대한항공 '고급화' 전략…재무안전성 제약
    아시아나항공, 그룹 자체생존력 높여야 하는 시점
    •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이 안팎으로 순항하기 만만치 않은 형국이 이어지고 있다.

      중동항공사를 중심으로 외항사들의 점유율이 급증하고 있다. 중동항공사들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한-중동노선을 늘려줄 것을 요청하고 있어 외항사와의 경쟁이 심화될 조짐이다.

      내부적으론 대한항공은 '호텔사업·계열사 지원가능성으로 재무부담이 있다'는 꼬리표가 좀처럼 떨어지지 않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최대주주 변경을 앞두고 그룹 내 자체생존력을 키워야 하는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 중동항공사 중심으로 외항사 위상↑

      막강한 자금력을 앞세운 중동항공사들은 한국 정부에 한-중동 노선을 늘려줄 것을 지속적으로 요청하고 있다. 인천에서 중동을 거쳐 유럽으로 가는 승객 수가 늘고 있어서다.

      지난해 인천공항에서 에미레이트항공·에티하드항공·카타르항공 등 3개 중동항공사를 이용한 승객 31만명 중 순수 중동방문 승객은 4만1802명(13.3%)이다. 중동을 거쳐 타국으로 환승한 승객은 27만1634명(86.7%)이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국내 항공업계는 실질적으로 대한항공만 중동노선을 취항하고 있어 큰 수요가 없다"라며 "중동노선 증가를 반기지는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외국 저가항공사들의 공습도 거세다. 2014년 기준으로 국내에 취항한 외국 저가항공사는 20개로 2012년부터 매해 급증하고 있다.

      이 중 말레이시아 에어아시아·일본 피치항공 등은 "대형항공사의 자회사이거나 자본력을 통해 국내 항공시장에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마케팅을 펼치는 경우가 많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 ◇ 대한항공 프리미엄화 전략…재무구조 개선효과 '희석'

      대한항공은 이에 맞서 고급화 전략에 집중한다. 노후화된 대형항공기를 신규로 교체해 프리미엄 서비스를 원하는 승객을 더 끌어모은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투자계획은 지난해 자산매각·자본확충으로 본 재무개선 효과를 희석시킬 수 있다는 의견이다. 대한항공은 2019년을 시작으로 2025년까지 13조원으로 100대의 항공기를 들여온다는 방침이다.

      구본욱 NICE신용평가 연구원은 "신규항공기로의 교체 과정에서 동원되는 항공기 금융은 보증기관의 보증이 들어가 구매자금 대부분을 외부차입을 통해 조달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항공업의 특성상 영업활동 현금창출력의 안정성이 높지 않다는 점을 고려할 때, 현 수준의 투자규모는 영업활동 현금창출력의 안정성 대비 과중한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대한항공은 "신규항공기는 도입과 동시에 영업에 투입돼 영업현금흐름을 창출할 것"이라며 "기존항공기보다 연료효율성도 높아 비용절감 효과도 볼 것"이라고 밝혔다.

      ◇ 아시아나항공은 저가노선 확대 중…운용리스 비중 줄여야

      아시아나항공은 저가노선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저가항공사인 에어서울을 설립해 수익성이 떨어지는 단거리 노선을 이관해 노선에 대한 가격 경쟁력 강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아시아나항공 또한 저가노선 확대를 위한 신규항공기 도입에 따른 투자가 부담이다.

      항공기 도입과 관련해선 아시아나항공은 높은 운용리스 비중이 오랫동안 지적돼왔다. 현재 올해 7월 기준으로 아시아나항공이 보유 중인 항공기 85대 가운데 63%에 해당하는 54대가 운용리스 방식으로 들여온 항공기다.

      업계 관계자는 "운용리스는 부채비율이 떨어지지만, 영업비용이 계속 증가한다"며 "A380 기종 등의 대형기는 높은 부채비율을 고려해 금융리스로 들여와야 한다"고 말했다.

      ◇ 대한항공 '계열사 지원'·아시아나항공 '대주주 변화' 내부변수 상존

      국적항공사 각각은 내부적으로도 부담요소들을 마주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항공기 투자 외에도 미국 LA 소재의 윌셔그랜드(Wilshire Grand) 호텔에 대해 2017년 말까지 단계적인 증자를 통해 약 3800억원어치의 추가 지원을 계획하고 있다.

      여기에 한진해운과의 신용 연계성도 강화됐다. 지난해 유상증자를 통한 4000억원 지원, 영구교환사채(1960억원) 신용보강을 제공했다.

      구본욱 연구원은 "이로 인해 한진해운의 경영성과 및 주가변동이 지분법 회계·차액정산 등을 통해 대한항공의 영업외손익 및 현금흐름에 영향을 미치게 됐다"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은 모그룹인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지배구조 변화로 내부적으로 시끄럽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현재 채권단 지배하에 놓여 있는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의 지분 인수 외에 금호고속의 재매각도 추진하고 있는 등 향후 그룹 지배구조 및 재무부담 측면에서 변화될 여지가 존재한다.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이러한 지배구조 변화를 아시아나항공의 주요 신용등급 모니터링 요소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