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리그테이블] 판도 바꾼 홈플러스…도이치 1위 탈환, 씨티 '대약진'
입력 2015.09.30 07:05|수정 2015.09.30 07:05
    [기업인수 재무자문 순위]
    7兆 메가딜 1건에 순위표 '요동'…상반기 1위 도이치, 선두 복귀
    9월에만 바이아웃 4건 씨티, 2위에 '깜짝 등장'
    4분기 코웨이·대우증권 등 빅딜 줄줄이 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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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조6800억원에 달하는 메가딜(mega-deal) 홈플러스의 매각이 국내 인수·합병(M&A) 자문 시장 순위표 판도를 완전히 뒤바꿔놨다. 거래에 참여한 외국계 증권사들이 상위권에 진출했다. 도이치증권은 2개월만에 1위를 되찾았고, 순위표에서 이름을 찾아볼 수 없었던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은 2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 도이치, 2개월만에 선두 복귀…올해 M&A '최강자' 재확인

      사모펀드 MBK파트너스는 영국 테스코와 9월7일 홈플러스 인수 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주식 100% 매입에 5조8000억원, 테스코의 홈플러스 부채 1조4400억원, 기타 부채 4200억원 등 7조6800억원에 달하는 거대한 규모의 거래였다.

      테스코의 매각 자문은 바클레이즈·HSBC가 맡았고, MBK파트너스측 자문사로는 씨티와 도이치가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3분기 말 기준 재무전략자문 1~4위에 나란히 포진했다.

      8월말 삼정KPMG에 근소한 차이로 1위를 내줬던 도이치는 홈플러스 매매계약이 체결되며 단숨에 1위에 복귀했다. 300억원이던 격차는 7조원 넘게 벌어졌다. 상반기 KT렌탈 매각, 티켓몬스터 거래를 자문하며 실적을 쌓은 도이치는 홈플러스 자문 실적을 통해 올해 M&A 시장에서 최강자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음을 재확인했다.

      도이치는 CJ대한통운과 국민연금이 공동출자한 코파(Co-Pa)펀드인 '스틱씨제이글로벌투자파트너십 사모투자펀드'가 중국의 룽칭물류를 인수한 거래에서도 매각측 자문을 맡았다. 지난 9월4일 SPA가 체결되며 도이치의 실적이 추가됐다.

      ◇ 씨티 9월에만 4건 8조 자문 신고…삼정KPMG·NH證 순위 밀려

      9월 가장 드라마틱한 순위 변화를 보인 하우스는 씨티였다. 씨티는 9월 한달 동안에만 4건, 8조7266억원의 실적을 등록하며 발표 기준 2위로 뛰어올랐다.

      홈플러스 거래 자문 뿐만이 아니었다. 씨티는 삼성전자가 브라질 최대 프린터 솔루션업체 심프레스를 인수하는 거래에서 삼성전자의 자문을 맡았다. M&A를 통한 기술·특허와 글로벌 네트워크망 확보에 주력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새로운 성장 전략에 일조한 셈이다.

      중국 룽칭물류 인수전에서도 코파펀드측 자문을 맡아 도이치의 '카운터 파트너' 역할을 했다. OCI엔터프라이즈가 자회사 OCI리소스를 매각하는 거래도 씨티의 손을 거쳤다.

      8월까지만 해도 도이치와 1,2위를 다투던 국내 자문사 삼정KPMG와 NH투자증권은 각각 5,6위로 순위가 밀렸다. 8월 동양시멘트 매각 자문을 통해 1위로 뛰어오른 삼정KPMG는 9월 광주일보사 매각 자문 등을 맡으며 분전했지만 홈플러스의 벽을 뛰어넘진 못했다.

      동양생명보험·파르나스호텔·KT캐피탈 매각 등 대형 거래를 잇따라 맡으며 국내 증권사의 체면을 세웠던 NH투자증권은 9월 이렇다할 실적을 추가하지 못했다.

      완료 기준으로는 순위상 큰 변화는 없었다. 3조9000억원에 달하는 미국 비스테온(Visteon)의 한라비스테온 매각 자문을 맡은 UBS가 1위를 지키고 있다. 동양시멘트 매각이 마무리되며 삼정KPMG와 한국산업은행이 추가 실적을 쌓았고, 대한전선 매각 완료를 통해 하나금융투자가 새로 순위권에 진입했다.

      넌바이아웃부문 역시 순위에 큰 변화가 없었다. 포스코건설의 구주매각 및 유상증자와 중국 푸본생명의 현대라이프생명 유상증자를 자문한 JP모건이 발표기준 1위를 지켰다.  완료기준으로는 삼성물산이 KCC에 자사주를 매각한 거래를 자문한 삼성증권이 단독 1위에 올랐다. 삼성증권과 함께 에쓰오일 지분 매각을 맡으며 공동 1위를 지키던 씨티는 2위로 물러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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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가딜 잇따라 등장 예고…매각 지연되는 시장 분위기는 변수

      4분기에는 또 다른 메가딜 등장이 예정돼있다. 예상 매각 규모가 최대 3조원에 달하는 대우증권이 10월초 매각 공고를 내고 본격적인 절차에 착수한다. KB금융지주는 자문사 선정을 진행 중이고, 미래에셋증권은 실탄 확보를 위해 1조원 규모 유상증자에 나섰다.

      MBK파트너스가 매물로 내놓은 코웨이도 예상 규모로는 대우증권에 밀리지 않는다. 최근 주가가 다소 떨어지긴 했지만, 여전히 MBK파트너스의 경영권 지분 30.90%의 시장 가치는 1조9000억원에 달한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하면 3조원까지 가치가 상승할 수 있다.

      이외에 동부팜한농 매각, 금호고속 지분 재매각, 두산인프라코어차이나(DICC) 매각도 절차를 밟고 있다. 금호산업 매각도 잔금 납입만 남았다. 금호산업 매각이 일단락되고 빠르면 올해 말 금호타이어 매각이 가시화될 수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도 한국산업은행·한화 등 주주협의회의 공동매각기한이 올 연말로 다가와 있다. 연내 매각은 물리적으로 어렵지만, 최근 정책금융기관 역할 재조정과 맞물려 매각이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만 매물의 수에 비해 예상보다 지지부진한 시장 분위기는 변수다. 대형 M&A가 잇따라 등장했지만, 성사가 지연되고 있다. 김 빠진 시장'에서 시장 참여자들의 행보는 더욱 조심스러워지는 분위기다. 지난 5월 본입찰을 진행한 씨앤앰(C&M)은 여전히 매각 성사 여부가 불투명하고, 동부익스프레스는 초반의 경쟁 열기는 사라지고 현대백화점이 단독 입찰한 상황이다. 최근 IHQ의 SK커뮤니케이션즈 인수도 무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