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파트너스, 홈플러스 PMI(인수後통합) 현안은…
입력 2015.10.08 07:00|수정 2015.10.08 07:00
    노조 '총파업' 돌입…매각위로금·고용승계 문제 해결해야
    투자회수 염두에 둔 기업가치 증대 방안마련도 과제
    • 홈플러스 인수전(戰)을 일단락한 MBK파트너스는 이제 인수후통합(PMI) 과정이라는 새로운 과제에 직면했다. 총파업에 돌입한 일부 노동조합원과의 갈등 봉합 이슈에서부터 향후 기업 밸류업(Value-up) 전략수립 문제까지 현안이 쌓여있다.

      MBK파트너스는 이달 말 잔금납입을 완료하면 홈플러스 인수를 공식적으로 마무리하게 된다. 현시점에서 홈플러스와 MBK파트너스가 직면한 과제는 노동조합의 총파업 투쟁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이다.

      홈플러스 노동조합은 9월23일 성명을 내고 조합원 총파업 투쟁에 나섰다. 노동조합은 테스코에 매각 위로금 지급을 요구하고 있고, MBK파트너스에는 고용승계, 구조조정 금지를 주장하며 대화를 요구하고 있다. 매매계약(SPA) 체결 당시 직원 위로금 지급문제는 MBK파트너스가 책임지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MBK파트너스 관계자는 “기존 홈플러스가 노동조합과 체결한 단체협약을 포함해 현재 직원들과 맺고 있는 고용조건을 존중하고 이를 성실하게 유지할 것”이라며 “인위적인 인력 구조조정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아직 딜(Deal)이 완료되지 않은 만큼 현 단계에서 직접적으로 단체교섭에 나서기는 힘들다는 입장이다.

      홈플러스도 대주주 변경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독단적인 결정을 내리긴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결국 직원 위로금 지급문제나 고용승계 문제 등 노동조합과의 갈등봉합 문제가 MBK파트너스의 첫 경영 실험대가 될 전망이다.

      MBK파트너스가 경영권을 확보한 이후 도성환 사장 등 기존 경영진을 그대로 유지할 지 여부도 고민거리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MBK파트너스가 현재 고용조건을 유지한다고 밝힌 만큼 내부에서는 크게 동요하는 분위기는 아니다"고 밝혔다.

      외부에서 영입 가능성도 거론되는 가운데 일각에선 이승한 전(前) 홈플러스 회장 영입설로 나오고 있다. 이 전 회장이 매각 과정에서 콜버그크래비츠로버츠(KKR), 칼라일 등 경쟁 인수 후보와 접촉한 사실이 알려진 만큼 재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

    • 노동조합의 총파업과는 별개로 홈플러스 내부 일각에선 대주주 변경으로 인한 기대감도 큰 것으로 알려졌다. 모기업 테스코가 경영위기를 맞으면서 설비투자(CAPEX) 규모는 경쟁사 대비 현저히 줄었다. 지난해 회계연도기준 홈플러스 CAPEX는 3200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이마트와 롯데마트의 투자규모는 각각 8400억원, 3500억원 수준이었다.

      홈플러스 내부 관계자는 “MBK파트너스가 연간 5000억원 수준의 투자계획을 밝힘에 따라 그간 투자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던 것이 정상화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대한 내부 기대감이 크다”고 말했다.

      MBK파트너스가 직면한 또 다른 과제는 ‘기업가치를 어떻게 끌어올리느냐’이다. MBK파트너스는 ‘온라인 판매채널 강화·신선식품 등 강화·마트내 편의시설 강화’등에 2년간 1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상태다.

      연간 5000억원 수준의 투자규모는 타사 대비 여전히 적은 수준이다. 향후 이마트와 롯데마트가 밝힌 투자규모는 7000억~8000억원대에 이른다. 게다가 투자내용으로 밝힌 내용들은 그간 진행되지 못했던 부문에 대한 투자이기 때문에, 그 효과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은 낮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온라인 유통채널에 대한 투자가 오래전부터 이뤄지고 있는 이마트의 경우에도 온라인 부문에서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며 “후발주자인 홈플러스 역시 향후 1~2년간 온라인 유통채널을 강화하더라도 당분간 적자가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온라인 유통채널이 적자를 피하기 힘든 사업임에도 MBK파트너스가 수천억원대 투자결정을 내린 것을 두고 시장 일각에선 ‘일반적인 사모펀드(PEF)의 방식과는 다르다’는 의견도 나온다. 단기간의 경영으로 기업 가치를 키운 뒤 투자회수에 나서야 하는 사모펀드 특성상 적자를 감수하며 대규모 투자를 하는 게 의외라는 반응이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채널 강화는 당장 수익성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 투자임엔 분명하다”며 “다만 향후 매각 시점에 온라인 채널이 잘 갖춰져 있다면 그만큼 기업 가치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