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도 뛰어든 인터넷전문은행…'성패' 가를 요소 주목
입력 2015.10.14 07:00|수정 2015.10.14 07:00
    BGF리테일·GS리테일, 각각 인터파크·KT컨소시엄 참여
    편의점 매장 수·24시간 영업 등 강점 꼽혀
    • 국내 편의점 1·2위 업체인 BGF리테일과 GS리테일이 인터넷전문은행 진출을 선언하면서 그 배경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편의점 간 시너지 창출 가능성에 대해 의견은 분분하지만 시장은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이다. 일각에선 편의점 업체 참여 유무가 최종 선정결과를 좌우할 수 있는 ‘관건’이 될 수 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BGF리테일은 I-BANK(인터파크컨소시엄), GS리테일은 KT컨소시엄에 참여했다. 이들의 참여에 시장 기대감이 큰 까닭은 편의점이 인터넷전문은행 오프라인 플랫폼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이 온라인을 기반으로 하더라도 현물화폐를 다루는 은행업 특성상 최소한의 오프라인 매장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동네 곳곳에 위치하고 있는 점, 영업시간이 24시간인 점 등이 은행 플랫폼으로써 편의점이 갖는 강점”이라고 밝혔다. BGF리테일의 경우 자회사 BGF캐시넷이 보유한 은행자동화업무기기(Automatic Teller Machine; ATM)의 수는 1만100개로 KB국민은행이 보유한 ATM 수(9229대)를 넘는다.

      편의점 업체가 인터넷전문은행 참여로 누릴 수 있는 이점으로는 ▲수수료 확보 ▲집객효과로 인한 부수적 매출증가 ▲타(他)참여업체와의 협업증가 등이 꼽힌다. 한국편의점협회 자료에 따르면 편의점에서 취급하는 생활서비스 중 가장 사용빈도가 높은 서비스는 ATM 이용인 것으로 집계됐다. 2013년 기준 월 편의점 ATM이용건수는 2억3757만건에 이른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편의점 ATM은 은행 ATM 대비 다소 높은 수수료를 받고 있음에도 이용 빈도가 높다”며 “인터넷전문은행  참여를 통해 기존 가맹은행에 제공하던 비용을 줄여 고객·회사가 모두 윈윈(win-win)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ATM을 이용하기 위해 편의점을 방문하는 고객들이 증가함으로써 부수적인 집객효과도 누릴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일본의 경우 세븐일레븐과 계열 은행사 세븐뱅크(Seven Bank)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세븐뱅크는 은행법 개정 이듬해인 2001년에 설립됐다. 1만8092곳의 세븐일레븐 매장(2015년8월말 기준)이 보유한 2만1056대의 ATM이 영업기반이다. 세븐뱅크는 서비스 개시 이후 3년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이후 최근까지 연평균 15%가 넘는 순이익 성장세를 보였다. 세븐뱅크는 지난해 471억엔(약4500억원) 이익을 올리며 그룹에서 편의점 사업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금액의 이익 기여를 했다.

      다만 국내에선 성공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한 시중은행 임원은 “일본인은 편의점에서 소액결제의 경우 현금으로 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며 “일본에서 편의점 위주의 인터넷전문은행 활성화 배경에는 이러한 일본인들의 특징도 한몫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한국 편의점 ATM의 수수료가 일본보다 저렴하기 때문에 수수료 감축효과도 일본 대비 제한적일 것이란 의견이다.

      하지만 편의점의 인터넷전문은행 진출이 대체로 회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게 투자업계의 중론이다.

      한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기존 국내은행은 영업이 축소되고 있어 접근성이 점점 떨어지는 반면 편의점의 수는 매년 늘어나는 추세”라며 “이미 편의점 ATM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기 때문에 투자금액 대비 많은 이윤창출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편의점 플랫폼 보유 여부가 컨소시엄의 인수전 성패도 가를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다른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편의점업체가 참여한 컨소시엄은 오프라인 플랫폼 경쟁력을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편의점 업체를 보유하지 않은 카카오컨소시엄과 인터넷전문은행 참여를 하지 않은 편의점 업체 코리아세븐의 향후 업계 내 경쟁구도 변화 여부도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