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證 매각 무산, 현대그룹 영향 '크지 않다'…재매각 추진 관심
입력 2015.10.20 08:29|수정 2015.10.20 08:29
    3조3000억원 자구안 대부분 이행…이행률 100% 초과
    현대그룹 "산업은행과 협의 후 결정할 것"
    • 현대그룹의 자구계획안의 핵심 중 하나였던 현대증권 매각이 무산됐다. 그럼에도 불구, 2년간 3조원 규모의 자구안을 이미 이행한 현대그룹은 그리 부담스러운 표정이 아니다. 현대그룹은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과 협의해 현대증권 재매각 여부와 시점을 결정할 전망이다.

      현대그룹은 지난 2013년 12월 총 3조3000억원 규모 자구계획안을 발표했다. 현재까지 이행률은 총 3조3000억원으로 100%를 넘어섰다.

      현대상선은 LNG전용선사업부를 IMM프라이빗에쿼티에 9700억원에 매각했고, 현대로지스틱스 매각(3000억원)·유상증자 및 해외투자유치(6000억원)·KB금융지주 지분 및 자산 매각(4500억원)·컨테이너 매각(1200억원) 등 총 2조6000억원의 자구안을 이행했다. 현대엘리베이터가 1800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하는 등 총 7000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현대증권 매각까지 완료되면 현대그룹의 자구계획안 이행률은 110%를 넘어설 전망이었다. 현대증권 매각은 '추가 성과'였던 셈이다. 현대그룹은 현대상선의 전용선 및 해외터미널을 통한 투자 유치를 진행하고 있어 현대증권 매각 불발에도 이행률 110% 초과 달성이 충분한 상황이다.

      2013년말 연결기준 8조1500억원에 달했던 현대상선 부채총계는 올 상반기 말 기준 6조1900억원으로 2조원 줄었다. 부채비율도 1186%에서 지난해 말 960%, 올 상반기 말 878%로 줄어드는 추세다.

      다만 이번 매각 불발로 인해 현대그룹은 연내 예상됐던 4470억여원의 현금 추가 확보가 어려워졌다. 현대그룹은 현대증권 지분 22.4%를 6470억원에 매각하고, 이 자금으로 지난해 KDB산업은행으로부터 받은 신탁담보대출 2000억원을 상환할 계획이었다. 이 대출의 만기는 오는 24일이다.

      현대그룹은 지난 9월 현대상선이 분리형 신주인수권부사채(BW) 1500억원을 발행했고 연내 3000억~4000억원 규모 영구채 발행을 추진하고 있어 유동성에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현대그룹은 산업은행과의 협의를 통해 차후 방향을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증권 재매각 추진 여부 및 시기, 신탁담보대출 만기 연장 여부 등이 협의 대상이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현대증권 재매각 등과 관련한 논의를 산업은행과 진행하고 있다"며 "곧바로 재매각 절차에 착수할지 다른 자구안부터 우선 이행할지 여부를 조만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증권을 곧바로 다시 매물로 내놓기는 다소 부담스러울 거라는 평가도 나온다. 자기자본규모가 4조3000억원에 달하는 초대형 매물인 대우증권 매각 절차가 이달 초 시작된 까닭이다. 대우증권의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은 일단 매각 절차가 시작된만큼 현대증권 매각 불발과는 상관없이 예정된 일정을 소화하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