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조 지원은 '시작에 불과'
추가부실 우려ㆍ전방위적인 대응 미비
4.5조 지원했던 STX조선 사태 되풀이 걱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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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산업은행(이하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이하 대우조선)에 최대 4조원 규모의 유동성을 지원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공동관리 등 채권단 울타리에서 진행되는 구조조정이 아닌 산은과 수출입은행 중심의 지원책으로 마련됐다.
실사 결과 내년 이후 예상되는 해양플랜트 손실까지 선반영하여 미리 자금을 대준다는 포석이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불안하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비슷한 규모의 자금을 수혈받고 정상궤도에 진입하지 못한 STX조선해양 사태가 재현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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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우조선해양의 18,000TEU급 컨테이너선
◇ 4조는 긴급수혈 자금…"수 조원 더 필요할 전망"
산업은행은 23일 대우조선에 대한 경영정상화 방안을 공식 발표한다. 수출입은행과 함께 2조원은 증자 및 출자전환, 2조원은 신규 대출로 지원될 전망이다. 이 정도 자금이면 대우조선의 추가부실을 막을 수 있다는 계산이다.
하지만 시장에서는▲대우조선의 향후 부실규모가 더 확대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 ▲대우조선이 자력으로 생존할 수 있는 경쟁력을 회복하는데 시일이 많이 걸릴 것이란 우려가 여전하다.
일단 4조원조차도 초기 단계 지원에 그칠 수 있다는 부정적인 전망이 나온다. 한 증권사 크레딧 연구원은 "만기도래하는 회사채 등의 차입금을 상환하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을 막고 건조대금을 지원하는 인공호흡의 수준에 그칠 것"이라며 "4조원이 아닌, 수 조원대의 추가자금이 투입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4조원 지원 이후도 문제. 조선업황이 살아나면서 대우조선의 생존 경쟁력이 뒷받침될 경우에는 이번 자금을 기반으로 영업을 늘려 선박을 수주하고 건조하는 선순환 구조가 가능하다. 하지만 이 부분에 대한 의구심이 적지 않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아직 남아있는 (선박)공사가 꽤 많고 어느정도 진행될지는 공사를 해봐야 알 수 있는데, 안 해본 공사들이 많다"며 "대우조선의 추가부실 규모를 가늠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그나마 큰 규모로 수주한 러시아 야말 LNG 프로젝트도 절반가량이 적자가 났다"며 "나머지 건들이 모두 흑자가 난다 해도 예상되는 현금유입 수준은 3000억원 정도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당장 발등의 불을 끈다고 해도 향후 미래가 담보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긴급자금 지원은 '임시방편' ...근본적 경쟁력 강화ㆍ사업 전반 구조조정안 필요
문제는 단순히 이번 사태가 '대우조선'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정부 차원에서 경쟁력을 크게 상실한 국내 조선업 전반에 대한 구조조정과 생존력 확보 방안이 먼저 마련되고 대우조선 등 개별회사에 대한 자금지원은 이와 발맞춰 병행해야 효과가 있는데 이런 고려가 부족하다는 것.
증권업계 관계자는 "개별회사 차원이 아닌 조선산업 전체 구조조정과 엮인 지원안이 나와야 한다"라며 "지원에 대한 반대급부 없이 개별회사의 지원규모만 늘리는 것은 당장의 부실만 줄여주는 효과 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산업·기업별로 부채비율·정부지분·신용공여 규모에 따라 지원규모·기한이 달라져야 한다"라며 "비슷한 방식의 지원을 되풀이하는 것만으로는 구조조정을 본격화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최악의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자칫 하다가 대우조선도 STX조선해양처럼 막대한 규모의 자금을 수혈받고도 정상화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다.
STX조선해양은 지난 2013년 4월 유동성 악화로 자율협약에 들어갔다. 이후 채권단으로부터 자금지원 받은 금액만 총 4조5000억원어치에 달한다. 그러나 STX조선은 여전히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져있다. 채권단은 STX조선해양에 대해 출자전환과 감자를 통해 자본잠식을 해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러다보니 시장은 산은이 STX조선해양과 마찬가지로 대우조선에 대해서도 긴급자금만 투입하는 임시적 성격의 지원안에 치중하는데 불안감을 지우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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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5년 10월 21일 18:36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