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시멘트 지분도 공동매각한다면…인수가 1조 중반 상승
입력 2015.10.28 17:25|수정 2015.11.03 11:02
    [쌍용양회 매각②]
    매각대상 46.14%, 주가 상승·동양시멘트 효과로 1조원 전망
    태평양시멘트 지분 매각까지 감안시 거래 규모 1조5000억까지 증가
    • 쌍용양회 채권단이 보유한 지분의 가치는 약 7500억원이며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감안하면 1조원 내외다. 동양시멘트 매각 당시 삼표가 제시한 경영권 프리미엄을 이번 매각에선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극히 이례적인 경우였다는 게, 투자은행(IB)의 평가다.

      관건은 태평양시멘트가 보유한 쌍용양회 지분이다.

      현재는 매각 대상에서 제외돼 있지만 동반매각 가능성은 열려 있다. 이에 따른 예상 거래규모는 1조원 중반이다. 경기 사이클을 타는 시멘트 업의 특성상 인수자들이 부담을 느낄 수 있는 수준이기도 하다.

      ◇치솟은 주가에 동양시멘트 효과…쌍용양회 주가 고공행진

      쌍용양회는 업계 1위 회사로 앞서 매각된 동양시멘트에 비해 가치가 높다는 데 이견이 없다. 국내 상위 7개 시멘트 회사들의 치열한 자리싸움 속에서도 20%의 확고한 점유율을 유지해왔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규모도 동양시멘트와 비교하면 네 배가량 크다.

      지난해 쌍용양회 매각 자문사 선정 때 채권단 보유 지분 시가는 약 3800억원이었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고려하면 예상 매각가격은 5000억원 정도였다.

      이후 1년여 동안 쌍용양회 주가가 상승세를 탔다. 작년 말 1만원대를 맴돌던 주가는 현재 2만원이 넘는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채권단 지분 가치도 두 배로 뛰었다.

    • 그 사이 진행된 동양시멘트 매각은 쌍용양회 채권단의 눈높이를 끌어올렸다. 동양시멘트 매각은 시멘트 회사와 레미콘사들 간 대립구도 성립으로 9곳의 후보들이 손을 뻗을 만큼 관심이 뜨거웠다. 경쟁 끝에 삼표가 당시 동양시멘트 주가의 두 배인 주당 1만4000원을 들여 회사를 인수했다.

      주가 상승도 부추겼다. 매각 시점인 7월 장중 한때 쌍용양회 주가는 2만60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만약 쌍용양회에 동양시멘트 수준의 프리미엄이 반영되면 매각 가격은 2조원에 육박한다. 다만 이는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동양시멘트가 "비싸게 팔렸다"는 시각이 지배적인 상황에서 매각 측이 이 정도의 가격을 요구한다면 인수 후보자들이 반발할 여지도 크다.

      한 업계 관계자는 "동양시멘트도 예상보다 비싸게 팔렸다는 평가가 많았는데 쌍용양회는 동양시멘트보다 규모가 더 커서 부담"이라며 "삼표처럼 높은 금액을 지불할 만큼 시멘트 회사에 매력을 느끼는 후보가 있을 지 의문"이라고 전했다.

      ◇경영권 사라진 태평양시멘트 보유 지분 매각 방식 변수

      태평양시멘트가 보유한 지분도 변수다. 일단 태평양시멘트 지분은 공개 매각 대상에서 제외됐다. 채권단과의 분쟁으로 현재로선 공동 매각이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태평양시멘트 지분까지 매물로 나올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채권단과 태평양시멘트와의 법정 다툼이 벼랑끝으로 간다는 전망보다는 협상을 통한 해결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쌍용양회 원매자들은 태평양시멘트 지분까지 함게 인수할 가능성에도 대비하고 있다.

      단, 이같은 경우 거래 규모가 커진다. 매각 대상 지분은 순식간에 80%로 치솟는다. 현재 시장가격은 1조2000억원,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하면 1조5000억원까지 불어난다. 태평양시멘트 지분율이 32.36%에 달해 이를 외면할 수도 없다. 인수 후보들로서는 부담스러운 인수 예상가란 평가다. 사모펀드(PEF) 역시 부담스럽긴 마찬가지다. 드라이 파우더(Dry Powder) 소진이라는 과제가 있지만 재매각과 투자회수를 감안하면 공격적인 가격 제시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일각에서는 채권단 지분과 태평양시멘트 지분에 각기 다른 가치를 적용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태평양시멘트 보유 지분까지 같이 인수할 것을 대비하고 있다"면서 "태평양시멘트 쪽에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주지 않으면 자금 부담도 줄일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