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 겹친 쌍용양회 매각…인수후보들 '시큰둥'
입력 2015.11.17 07:00|수정 2015.11.17 07:00
    한앤컴퍼니 제외 인수 후보들, 자문사 선정에도 '소극적'
    "경영권 분쟁·과징금 가능성 부담스럽다" 관망세
    • 국내 1위 시멘트업체 쌍용양회 인수전이 김빠진 분위기 속에 진행되고 있다. 태평양시멘트와의 소송에 담합 과징금 부과 가능성이 겹치며 인수 후보들이 관망하는 모습이다.

      11일 인수합병(M&A)업계에 따르면 예비실사 참여 권한을 부여받은 7곳의 쌍용양회 인수 후보 중 적극적으로 실사를 진행하고 있는 곳은 한앤컴퍼니와 유진 프라이빗에쿼티(PE) 등 2~3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 인수 후보들, 실사에 소극적…불참 움직임도

      인수 후보 중 전략적 투자자(SI)로 꼽히는 두 시멘트 업체는 매각측에서 조차 '인수 의지가 있는지 모르겠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일시멘트는 쌍용양회 실사가 시작된 후 일주일이 지난 지금까지도 자문사를 선정하지 않았다. 내부 인력으로만 데이터룸(data-room) 점검을 진행하고 있다. 라파즈한라시멘트는 바클레이즈를 통해 실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경영현황을 들여다보는 수준의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PE 등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재무적 투자자(FI) 역시 마찬가지다. 글렌우드 PE는 인수전 불참을 검토하고 있다. 동양시멘트 인수 때의 파트너인 라파즈한라시멘트와 컨소시엄 가능성도 언급되지만, 현재 구체화된 부분이 없다.

      IMM PE는 1위 시멘트 업체의 내부를 들여다본다는 데 더 의미를 두고 인수전에 참여하고 있다. 스탠다드차타드 PE는 인수 목적과 자금 조달력에 물음표가 찍힌다.

      한 회계법인 관계자는 "매각 발표 이후 몇몇 인수 후보를 찾아가 자문 계약을 타진했지만 부정적인 답변만 들었다"며 "실사에 참여하는 후보들이 그리 적극적이지 않은 듯 하다"고 말했다.

      ◇ "경영 능력·인수 의지 가진 한앤컴퍼니 유력"

      인수 후보들로선 채권단 보유 지분(46.83%)를 인수하더라도 2대 주주 태평양시멘트(32.36%)로 인해 안정적인 경영권 행사가 힘들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부담이다. 쌍용양회가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3000억원 안팎의 담합 과징금 부과를 예고받은 점도 변수다.

      한앤컴퍼니라는 강력한 인수 후보가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앤컴퍼니는 삼정KPMG, 법무법인 세종을 자문사로 선정하며 인수 의지를 보였다.

      금융권 관계자는 "태평양시멘트와의 관계를 생각하면 FI가 유리한데, FI는 과징금 부담 때문에 보수적으로 가격을 책정할 수밖에 없다"며 "경영 능력과 인수 의지가 충분한 한앤컴퍼니가 결국 가져가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많다"고 말했다.

      매각을 주도하고 있는 KDB산업은행 관계자는 "아직까지 인수 의사를 철회하겠다는 후보는 없다"며 "태평양시멘트와의 법적인 분쟁은 매각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태평양시멘트가 제기한 우선매수권자 지위 확인 본안 소송의 첫 심리는 다음달 2일 열린다. 1심 결과는 아무리 빨라도 내년 1분기에야 나올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