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기 회장, 동부화재 경영권 강화 나섰다
입력 2015.11.19 09:34|수정 2015.11.19 10:17
    18일 대주주일가 보유지분 7.9% 블록세일
    주식담보차입금 상환목적
    동부화재 주식 담보 반대매매 가능성 '불식'…"경영권 문제없다"
    • 김준기 회장을 비롯한 동부그룹 대주주일가가 동부화재 지분을 매각해 동부화재 경영권 강화에 나섰다. 지분을 매각과 경영권 강화는 역설적이지만 지분 매각이 완료되면 김준기 회장 등이 동부화재 지분을 담보로 대출받은 자금의 상당부분을 상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분 매각 규모는 8% 가량이지만 매각 후에도 김 회장 등은 약 30% 이상의 우호 지분을 확보할 수 있어 경영권 유지에는 문제가 없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김준기 회장을 비롯한 장남 김남호씨와 장녀 김주원씨는 이날 장마감 이후 보유하고 있던 동부화재 지분 7.9%(558만2000주)를 시간외대량매매(블록세일) 방식으로 매각을 추진한다. 할인율 18일 종가(6만6400원) 3.6%~8.1%가 적용돼 최대 매각금액은 최대 3572억원가량이다. 잔여지분은 향후 약 6개월간 매매가 제한된다.

      ◇ 대주주 일가 동부화재 지분 대부분 담보로 제공

    • 대주주 일가는 동부화재 지분을 담보로 활용해 주요계열사 지분인수를 추진해 왔다. 현재 대주주일가의 동부화재 지분은 ▲김남호 14.06%(995만1520주) ▲김준기 7.87%(556만8500주) ▲김주원 4.07%(287만9640주) 등 총 26%다. 이중 지난 9월말 기준 담보로 제공된 지분은 25.98%로 대부분이 은행·증권사·캐피탈사 등의 담보로 제공돼 있다.

      지난해 김남호, 김주원씨가 동부팜한농 지분을 추가로 인수할 당시에도 동부화재 주식을 담보로 인수자금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 금융권 반대매매 가능성 '불식'…"경영권엔 문제없다"

      이번 지분매각이 끝나면 김준기 회장 일가는 담보 제공 주식의 반대매매 우려 상당부분을 제거한다. 담보로 제공된 주식, 즉 동부화재의 주가가 일정 수준 이하로 하락할 경우 금융기관은 담보주식을 매각하는 반대매매를 실시한다. 현재 동부화재의 주가는 약 6만원 중반대에 형성돼 있다. 지난해 동부화재의 주가가 약 5만원에서 6만원 사이에 형성돼 있던 점을 고려하면 주식담보는 약 주당 3~4만원을 수준으로 평가된다.

    • 동부그룹 관계자는 "동부그룹 제조 계열사에 대한 구조조정이 일단락되면서 동부화재 주가가 최근 오름세를 보였다"며 "이런 요인을 고려해 김준기 회장 등이 동부화재 지분을 팔아 담보 차입금을 상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주주 일가의 주식담보 차입금은 4000억원 내외로 알려져있다.

      동부팜한농 매각은 LG화학을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매각이 완료되면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대주주 일가에도 매각자금 일부가 유입된다.

      이번 지분매각 이후 대주주일가의 동부화재 지배력에도 큰 변화는 없다.  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은 8% 가량 낮아지지만 현재 동부화재에는 10.6%(750만1660주)의 자사주가 있어 이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동부그룹 관계자는 "현재 우호지분을 포함한 대주주일가의 지분율은 약 41.5%로 약 8% 매각 후 지분율은 다소 낮아지지만 경영권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번 지분매각 이후 추가적인 지분매각 계획은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