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상 부사장, 수입차사업 확보…향후 그룹내 역할확대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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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가(家) 삼남인 조현상 ㈜효성 부사장이 사재 447억원을 털어 더클래스효성 지분을 인수했다. 이번 거래는 메르세데스-벤츠 딜러권 반환을 막기 위한 거래로 알려졌다.
더클래스효성의 최대주주였던 ㈜효성은 10월29일 보유지분 전체(58.02%)를 조현상 부사장에 처분한다고 공시했다. 회사가 밝힌 처분목적은 ‘㈜효성의 사업 및 재무구조 개선’과 ‘더클래스효성에 대한 총수일가의 책임경영 강화’다. 이번 거래로 ㈜효성은 447억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취득원가(52억원)를 고려하면 400억원에 가까운 차익을 얻게 됐다.
더클래스효성은 국내 공식수입업체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수입해온 자동차를 국내시장에 판매하는 딜러사(社)다. 한성자동차·KCC오토 등 업체들과 함께 국내 메르세데스-벤츠 주요 딜러사로 꼽힌다. 매출액은 지난해말 기준 5227억원을 기록하는 등 매년 성장세를 보여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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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여전히 시장에는 의문이 제기됐다. 캐시카우로 성장한 더클래스효성을 재무구조 개선 목적으로 떼어 낼 필요가 있겠냐는 의문이다. 일단 더클래스효성은 국내 수입차 수요 성장세에 힘입어 뚜렷한 실적개선세를 보여왔다. 지난 한해 영업이익이 194억원에 달하는 점을 ㈜효성이 이번 딜(Deal)로 확보한 400억원대 차익도 그리 크지 않다.
게다가 더프리미엄효성(렉서스 딜러사)등 계열내 다른 수입차 사업에 대한 전반적인 개편은 이뤄지지 않은 점도 의문점으로 지적됐다. 더클래스효성을 특수관계인에 매각한 것만으로는 그룹차원의 수입차판매 사업구조 개선 효과를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란 분석이다.
이번 딜의 배경에는 기업비리 혐의로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과 조현준 사장 부자(父子)의 공판이 진행되고 있는 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조석래 회장·조현준 사장은 이상운 부회장과 함께 총 7900억원대 분식회계와 탈세·횡령·배임·위법배당 등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 9일 조석래 회장과 조현준 사장에 각각 ‘징역10년·벌금3000억원’, ‘징역5년·벌금150억원’을 구형한 바 있다. 1심 선고일은 내년 1월초로 예정돼 있다. 조석래 회장이 검찰 구형 이후 법원에 선처를 호소하고 있다. 그룹 내부에도 우려하는 분위기가 있다.
효성그룹 내부 관계자는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와 더클래스효성의 딜러계약 중에 ‘대주주 비리 등 오너리스크가 불거져서는 안 된다’는 컴플라이언스(compliance; 준법경영) 조항이 있다”고 밝혔다. 이 컴플라이언스 조항이 지켜지지 않을 경우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효성에 부여한 딜러권을 박탈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결국 재판결과를 앞두고 더클래스효성의 메르세데스-벤츠 딜러권이 박탈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 조현상 부사장이 사재를 털어 지분매입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조 부사장은 이번 송사와는 비교적 무관하다.
수입차판매업계 관계자는 “딜러권 계약에 대한 내용은 각 업체 간 협의하는 내용이기 때문에 세부내용은 밝힐 수 없는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조현상 부사장의 향후 행보에 대한 시장의 관심도 크다. 조 부사장은 이번 딜을 계기로 효성그룹의 수입차 사업을 확보하게 됐다. 조현상 부사장(10.65%)과 조현준 사장(11.08%)의 ㈜효성 지분율 격차도 크지 않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일단은 조현상 부사장이 그룹내 수입차 사업을 담당하는 모양새지만, 재판결과 등에 따라 향후 그룹에서의 역할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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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5년 11월 13일 09: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