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車·바이오 '승부수'…터닝포인트 노린다
입력 2015.12.18 07:00|수정 2015.12.18 07:00
    삼성그룹
    차량용 전장부품 사업 진출
    바이오, 내년 나스닥 상장
    건설·조선업도 청사진 필요
    • 삼성의 내년 과제는 터닝포인트를 찾는 것이다. 2012년을 정점으로 그룹의 성장성이 떨어지고 있다.  삼성이 꺼내든 카드는 '차량용 부품'·'바이오'다.  두 분야에서 얼마나 성과를 보여줄지가 관건이다. 더불어 금융사의 수익성 향상, 그리고 중공업 등 비주력 부문에 대한 청사진 제시도 풀어야 할 숙제다.

      삼성은 2012년 이후 사업재편을 위해 쉼 없이 달려왔다. 매해 사업부를 ‘떼었다 붙였다’를 반복하며 승계를 위한 사전 정지작업을 진행했다.

    • 삼성 비금융 금융 오프라인

      이 사이 그룹의 성장 동력은 식어갔다. NICE신용평가에 따르면 삼성그룹 비금융 부문은 2012년 26조원의 순이익을 기록한 것을 정점으로 수익성이 하향세다. 금융사들은 몇 년째 2조원 안팎의 이익규모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계열사마다 안고 있는 과제는 커졌다. 그룹의 핵심인 삼성전자는 전 사업부문에서 중국과 치열한 경쟁을 예고한다. 스마트폰과 디스플레이 부문에서 중국은 후발 업체에서 강력한 경쟁자로 탈바꿈했다. 철옹성으로 여겨졌던 반도체 부문도 중국의 위협이 현실화했다.

      차별화된 기술력 확보가 시급한 과제다. 일본이 국내 세트업체의 도전에 맞서 소재·부품 분야에서 월등한 기술력으로 살아남은 선례를 따를 필요가 커졌다.

      김영우 SK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도전에 맞서기 위해선 기술 격차 확대를 통한 공격적인 포트폴리오 변화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신사업으로 공들이는 차량용 부품 사업과 바이오 부문은 내년이 중요한 한 해가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이달 차량용 전장부품 사업을 위해 ‘전장부품팀’을 신설했다. 사실상 그룹의 차량용 부품사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겠단 의미로 해석된다. 흩어진 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정비하고,  얼마나 이른 시일 내에 공급선을 확대하는지가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삼성의 바이오 사업은 새로운 전기를 맞을 전망이다. 바이오시밀러 업체인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내년 나스닥 상장에 나선다. 삼성바이에피스의 기업가치에 대해 다양한 말들이 나오는 가운데, 투자자로부터 얼마나 높은 가치를 인정 받는지가 관건이다.

      금융사들은 저금리 속 새로운 성장동력 마련이 시급하다. 금융의 두 축인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이차역마진’에 따른 어려움이 예상된다. 운용수익률을 높이고, 해외 보험사 인수합병(M&A)을 통한 해법 마련이 필요하다.

      건설과 조선 등 비주력 부문을 어떻게 정리할 지도 삼성이 안고 있는 고민이다. 올해 삼성엔지니어링과 삼성중공업의 합병 재추진부터 매각까지 두 회사의 미래에 대한 다양한 시나리오가 시장을 뜨겁게 달궜다. 그만큼 투자자의 불안감도 커졌다.

      최근에 나타난 조직개편에서 그룹의 고민이 엿보였다. 삼성전자는 신사업팀을 꾸리고 임원의 규모를 대폭 줄였다. 삼성생명은 5개로 분화된 직제를 4개로 단순화했다. 조직 슬림화를 통한 비용절감에 나서기 위함이다.

      이재용 부회장의 리더십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년이 '선택과 집중'의 시기였다면, 이제는 키울 사업은 확실하게 키우는 모습도 보여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재계 관계자는 “이재용 부회장의 삼성엔지니어링 유상증자 참여는 살리겠다는 계열사에 대해선 사비를 털어서라도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해석된다”라며 “두 차례 빅딜과는 다른 모습이어서 앞으로 보여줄 이 부회장의 리더십에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