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그룹, 폭스바겐 딜러십 매각 '난항'
입력 2015.12.29 07:00|수정 2015.12.29 16:04
    저감장치 조작사태 이후 이미지 실추…실적개선 가능성도↓
    직영 정비공장 신설·전시장 건물 매입 등 추가비용도 부담
    • GS그룹이 자회사 GS엠비즈가 보유한 폭스바겐 딜러십(dealership)을 양도하는 데 난항을 겪고 있다. 본사의 배출가스 저감장치 조작 파문 외에도 직영 정비공장 확보, 부동산 매입 등 추가비용 부담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수입차 판매업계에 따르면 GS그룹은 최근 지속적으로 폭스바겐 딜러십 양수자를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GS그룹은 이미 지난 8월경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측에 딜러십을 정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며 "최근까지 국내 유수 대기업 계열사에 폭스바겐 딜러십 양수를 제의하는 등 적극적으로 출구전략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해당 업체가 GS그룹의 제안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GS그룹은 영업권 양수에 대해 '사실무근'이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수도권에서 폭스바겐 차량 판매사업을 영위하는 업체는 클라쎄오토·마이스터모터스·아우토플라츠·GS엠비즈 등 4곳이다. 2013년에 후발주자로 시장에 진입한 GS엠비즈는 목동·마포·미아(강북) 지역에 총 3개의 전시장을 운영하고 있다.

      GS엠비즈의 폭스바겐 차량 판매사업은 시장진입 첫 해부터 지금까지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사업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비용지출 규모가 크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딜러십 양도에 어려움을 겪는 근본적인 배경으로는 최근 폭스바겐 본사발(發) 조작사태로 인한 이미지 실추, 그에 따른 실적 저조가 이어지는 점 등이 꼽힌다.

      이번 딜(deal)의 특수성으로 인한 추가 비용 부담도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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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GS엠비즈 폭스바겐 마포전시장·목동전시장·강북전시장

      수입차 딜러사업을 영위하기 위해선 직영 정비공장 확보가 필요하다. GS엠비즈는 자동차 경정비사업 '오토오아시스(autoOasis)'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번 사업권 양도 대상에는 포함돼 있지 않다.

      양수자는 직영 정비공장을 추가적으로 설립해야 한다. 서울 지역에 공장부지를 찾고, 이를 건설하기 위해 많게는 수백억원대 추가 비용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GS그룹이 마포·목동·강북 전시장의 건물까지 함께 매각하려는 점도 문제다. 최근 딜이 결렬된 주요 이유도 부동산 비용 부담 때문이라는 후문이다. GS엠비즈는 해당 전시장 건물을 모두 소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2년간 수입차 전시장으로 건물이 사용되면서 해당 건물의 가치가 크게 올랐다"며 "딜러십 인수 제안을 받은 한 기업은 건물까지 함께 사기엔 비용부담이 커서 포기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일각에선 기존 딜러사들이 딜러십을 양수하는 방향이 '현실적 대안'이라는 조언도 나온다.

      다른 관계자는 "수입차 판매시장은 네트워크·자본력·노하우 등 분명한 진입장벽이 존재한다"며 "새로운 업체가 양수를 받는 것보단 기존 업체들이 전시장을 하나씩 양수하는 편이 '규모의 경제' 측면에서 업계에 유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전체를 양도할 때보다 그 가치가 줄어들 수 있어 GS그룹 입장에선 고민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