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시장 경쟁 분야 축소 방침따라 역할 제한
産銀 비금융자회사 매각, 주연 아닌 조력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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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구조조정 지원을 통해 국내 주요 인수·합병(M&A) 거래에서 자문사를 맡아온 KDB산업은행 M&A실이 내년부터는 그 역할을 상당 부분 반납할 것으로 보인다. 산은의 몫은 다른 국내·외 투자은행(IB)들이 차지할 전망이다.
산은을 관할하는 금융위원회가 산은 M&A실을 포함한 산은 자본시장부문의 역할 축소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민간 금융회사들이 참여하는 일부 분야에 대해선 실적을 전년대비 절반 이하로 줄일 것으로 주문하고 있다.
산은이 주채권은행을 담당하는 구조조정 관련 거래에서 다른 채권단의 견제도 심해지고 있다. 내년에 매각할 금호타이어에 대해 산은은 M&A실을 매각자문사로 염두에 뒀지만 채권단이 반발해 재검토하기로 했다.
이미 산은이 보유한 자산 매각에도 참여하지 않고 있다. 대우증권·산은자산운용 매각에서 산은 M&A실은 자문사 대신 은행 내 실무기구인 매각추진단에 인력을 파견했다. 공정성과 객관성 담보를 위한 결정이었다. 내년부터 진행될 비금융자회사 매각에서도 산은 M&A실은 매각 담당 실무 부서에 인력을 파견하는 조력자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산은 관계자는 "시장 경쟁 영역을 줄이라는 금융위원회 방침에 따라 M&A 자문과 관련해서는 원매자를 찾기 어렵거나 매각에 실패한 거래를 맡는 식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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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 이후 산은 M&A실은 2011년 하이닉스반도체(현, SK하이닉스)를 비롯해, STX에너지, 동부특수강, 동부발전당진, STX캐나다마린 매각 등 구조조정 관련 거래에서 주관사로 활약하며 외국계 투자은행(IB)들과 대등한 실적을 쌓아왔다.
올해는 동부팜한농, 대우조선해양 자회사 에프엘씨, 금호산업, 쌍용양회, 동부익스프레스 등을 매각 주관했으며, 인수금융 시장에서도 활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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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5년 12월 29일 10:01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