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펀드, HK저축은행 인수 참여한다
입력 2016.01.07 18:05|수정 2016.01.08 15:58
    1400억원 규모 프로젝트펀드 결성, KT캐피탈 유상증자 참여
    RCPS에 투자…예상 만기수익률 7~10% "중순위·중위험 투자 성격"
    기업금융 KT캐피탈, 개인금융 HK저축은행, 할부·리스 두산캐피탈…"사업포트폴리오 이상적"
    • 이재우 대표가 이끄는 보고인베스트먼트(이하 보고펀드)가 KT캐피탈의 HK저축은행 인수에 참여한다. KT캐피탈은 인수자금 마련을 위해 상환전환우선주를 발행하고 보고펀드는 140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펀드를 조성, 이에 투자한다.

      KT캐피탈은 6일 밤 MBK파트너스로부터 HK저축은행 지분 98.62%를 2224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인수대금은 유상증자로 1950억원을 조달하고, KT캐피탈 자체자금 300억원을 투입한다.

      보고펀드는 유상증자에 1400억원 가량을 투자하기로 하고 KT캐피탈 대주주인 미국계 사모투자펀드(PEF) JC플라워와 유상증자 참여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550억원은 JC플라워가 보통주로 투자할 계획이다. 유상증자 후 KT캐피탈 지분율은 JC플라워 71%, 보고펀드 27% 정도로 바뀐다.

    • 현재 보고펀드는 주요 보험사를 비롯, 기관투자자들을 상대로 투자자금 모집에 나섰다. IB업계에 따르면 보고펀드가 투자할 RCPS는 2개의 트렌치(Tranch)로 구성된다. 트렌치 A는 900억원 규모이며, 매년 3~4%의 배당이 지급된다. 트렌치 B는 역시 RCPS에 대한 투자지만 트랜치 A의 후순위 성격으로 투자 후 6년간은 이자 지급 의무가 없다. 대신 6~7년차에 10%의 이자를 지급받는다.

      JC플라워가 5~6년 내에 KT캐피탈을 매각하거나 기업공개(IPO)에 나서지 않더라도 해당 RCPS는 발행 후 7년이 지나면 상환될 가능성이 높다. 금리가 10%대로 상승하기 때문이다. RCPS와 보통주의 전환비율은 1대1이다. 보고펀드는 JC플라워가 KT캐피탈을 매각할 경우 동반매도청구권과 동반매도요구권 등을 갖기로 했으며 이사회를 통한 경영에도 참여한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이같은 투자조건이면 중위험·중수익을 원하는 보험사에서 관심이 많을 것으로 보이고, 증권사들도 투자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트렌치 A와 B 투자의 예상 만기수익률(YTM)은 약 7~10% 가량이며 9월말 현재 KT캐피탈은 1500억원 규모의 배당 가능 재원을 확보하고 있다. KT캐피탈은 매년 300억원 내외의 순이익을 내고 있다.

      KT캐피탈은 개인 소매 금융에 강점을 가진 HK저축은행 인수로 사업 포트폴리오의 균형을 맞출 수 있게 됐다. KT캐피탈은 기업금융이 전체의 65.5%를 차지하고, 개인금융은 5.5% 정도에 불과하다. 반면 HK저축은행은 국내 2위 저축은행으로 개인금융 비중이 60% 가량이다.

      JC플라워가 지난해 하반기에 인수한 두산캐피탈도 있다. 연내 KT캐피탈과 두산캐피탈은 합병할 예정이다. 두산캐피탈은 리스·할부금융 비중이 80%이며, 인수 당시 두산그룹과 캡티브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KT캐피탈은 HK저축은행을 통한 자금조달도 가능해, 채권 발행을 대신할 통로를 확보했다.

      JC플라워는 금융회사에만 투자하는 사모펀드로 1998년 설립 이후 14개국 43개 회사에 150억달러 이상을 투자한 경험이 있다. 보고펀드는 BC카드와 동양생명에 투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