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피니티, '로엔엔터' 투자 '카카오'로 연장…1.2조 투자차익 예상
입력 2016.01.11 17:37|수정 2016.01.12 10:34
    3000억 투자해, 1.5조에 매각…인수금융·리캡 감안, 투자원금 대비 6배 수익
    로엔엔터 선택받은 카카오 성장 주목
    빅딜에 못 낀 IB…카카오·어피니티 직접 협상
    •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가 로엔엔터테인먼트 투자를 일부 회수하면서 카카오 투자로 연장했다. 드러난 수치만 놓고보면 2000억원의 자본을 투자해 1조2000억원 가량의 투자 차익을 기대할 상황이다.

      11일 카카오는 어피니티와 SK플래닛이 보유한 로엔엔터 지분 76.4%를 1조8743억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어피니티가 파는 지분은 61.4%로 1조5063억원 규모이다.  이 가운데 어피티니는 9000억원을 현금으로 받고 나머지 6063억원은 현물출자로 카카오 신주를 받기로 했다.

      IB업계에서는 지분을 전부 팔고 현금으로 받는 거래였다면 성사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카카오의 신용등급(AA-)과 보유 현금을 고려했을 때 단독으로 하기에는 거래 규모가 큰 편이다. 이번 인수는 카카오 창사 이후 최대규모 투자다. 일부는 현금, 일부는 현물출자를 통한 유상증자 참여 방식을 통해 카카오의 자금 조달 부담을 덜고, 어피니티와 SK플래닛은 투자 회수와 함께 추가 수익을 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한 PEF업계 관계자는 "카카오의 EBITDA(상각 전 이익) 배수가 높은데, 국내에 활동중인 PEF 가운데 이같은 위험 부담을 안고 재투자를 할 수 있는 곳이 몇 안될 것"이라며 "카카오와 로엔의 조합으로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고 네이버에 대응할 수 있는 기반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 수익 면에서는 어쨌든 '대박'으로 분류된다.

      2013년 9월과 11월에 로엔엔터 지분 인수를 위해 투입된 돈은 2972억원. 단순 계산하면 매각가가 인수가의 5배다. 투자 자본 기준으로 보면 7배 가량이다. 2972억원 가운데 2022억원은 펀드에서 출자했고, 950억원은 금융권에서 차입했다. 2022억원 가운데 1250억원은 2014년 말에 인수목적회사(스타인베스트먼트)의 자본 재구조화(Leveraged Recapitalization)를 통해 회수한 바 있다. 이 금액까지 감안하면 어피니티는 2022억원에 로엔엔터 지분 61.4%를 매입해 1조3800억원을 회수하게 된다. 6063억원의 현물출자 때문에 당장 손에 쥘 금액은 9000억원이지만, 일반적인 PEF의 투자 구조와 인수금융을 활용한 자본구조화를 통해 현물출자금의 절반은 추가로 회수할 수 있다.

      카카오 주가 상승에 따른 투자 이익도 기대할 수 있다. 어피니티는 이번 거래를 통해 카카오 지분 8.30%를 확보해 3대 주주가 된다. 최대주주는 김범수 카카오 의장과 특수관계인(36.57%)이며 텐센트(8.37%)가 2대 주주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어피니티의 투자 시각은 다른 PEF들과는 다른 면을 보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로엔엔터를 '음악플랫폼'으로 성장시킬 계획이다. 임지훈 카카오 대표는 "카카오의 모바일 플랫폼 경쟁력과 로엔이 가진 음악 콘텐츠의 결합을 통한 무한한 시너지 창출로 글로벌 진출을 위한 좋은 계기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SK플래닛은 2013년에 로엔엔터를 어피니티에 매각할 당시 확보한 동반매도청구권(Tag-Along Right)를 행사해 지분을 매각했다. SK플래닛의 지분은 15%이다. 지분 52.56%를 어피니티에 매각할 당시 2659억원을 받았는데 이번에 받을 돈이 3680억원으로 더 많다. 이 가운데 1481억원을 카카오에 현물출자한다.

      이번 거래에는 별도의 투자은행(IB) 없이 카카오와 어피니티간의 직접 협상으로 시작해 마무리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