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거가 없다”…SPP조선 RG발급 반대한 수출입銀
입력 2016.01.15 08:59|수정 2016.01.15 08:59
    “사실상 저가 수주 허용하자는 것"
    "수주 유리하다는 근거 없이 동의 어려워"
    • SPP조선의 신규 수주를 위해 선수금환급보증(RG)을 발급해 주는 방안에 대해 수출입은행이 반대했다. RG 발급을 해줄 수 있는 근거가 없다는 게 수출입은행의 설명이다.

      SPP조선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은 작년 말 SPP조선에 RG를 발급하기로 하는 내용의 안건을 채권단에 부의하고, 지난 11일까지 채권단의 의견을 받았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이번 안건은 SPP조선의 ‘계속 기업가치 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조업 범위’ 내에서 신규 수주를 위한 RG를 발급하자는 것”이라며 “사실상 저가 수주를 허용해 기존 경영정상화 방안을 전면 재수정 하겠다는 의미와 마찬가지”라며 반대 이유를 밝혔다.

      SPP조선 채권단은 지난해 4월 우리은행·수출입은행·무역보험공사·서울보증보험 등 4개 기관으로 정리됐다. 이 과정에서 신규 수주를 위한 RG를 발급할 경우 채권단 100% 동의를 얻도록 합의했다. 신규 수주를 늘리는 것보다는 채권관계를 조기에 정리해 손실을 최소화하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SPP조선의 매각이 추진되고, 회사 측도 수주 필요성을 제기했지만 수출입은행은 RG 발급에 동의하지 않았다. 지난해 RG 발급 무산으로 8척의 선박 수주도 사라졌다.

      채권단은 지난달 RG 발급 논의를 재개했다. 수출입은행은 SPP조선 근로자위원회에 “기존 채권단 결의상의 신규 수주 승인 조건과 부합할 경우 성실히 심사에 임하겠다”고 답하기도 했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신규 RG를 발급하기 위해선 채권단이 지정한 회계법인을 통해 수주를 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근거가 마련돼야 한다”며 “법적 검토를 해봤지만 그런 근거가 제시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동의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매각 성사 가능성과 근로자 고용 문제를 감안하면 수주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수출입은행은 취지는 이해하지만 구체적 근거 없이 기존 수주 가이드인과 배치될 여지가 있는 선택을 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RG 발급 여부는 새로운 인수자가 결정되고, 조선업을 계속할 의사가 있는지를 살핀 후 논의해도 늦지 않다는 것이다. 무역보험공사 역시 실사법인의 구체적 근거자료가 있어야 한다며 조건부 동의를 했다.

      채권단은 14일 SPP매각 본입찰을 거쳐, 20일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삼라마이다스(SM)그룹 등 3~4곳이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