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변의 시멘트 업계, 시장 재편 '3 라운드' 시작됐다
입력 2016.01.21 07:20|수정 2016.01.25 09:12
    글랜우드PE 컨소시엄 선택에 따라 시장 여파 달라져
    '내륙+해안 공장 시너지'와 '레미콘社 주도권 강화' 갈림길
    시멘트 업계 '삼분설(三分說)' 가능성도 거론
    • 동양시멘트와 쌍용양회에 이어 라파즈한라시멘트까지 매각을 결정하며 국내 시멘트 업계 재편이 3라운드에 접어들었다. 장기적 관점에서 합종연횡을 거쳐 '빅 3'만 남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글랜우드PE가 컨소시엄 후보로 어느 곳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업계 재편의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성신양회와 유진기업을 두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성신양회는 생산량 기준 시멘트 업계 5위 회사이고 유진기업은 국내 대표 레미콘 업체다.

      성신양회가 글랜우드PE의 손을 잡으면 시장 선두 업체로 발돋움 하게 된다. 시멘트 업체 간 통합이 성사되며 수년간 유지된 과점체제도 흔들 수 있다. 작년 동양시멘트와 쌍용양회 매각은 레미콘 회사(삼표)와 사모펀드(한앤컴퍼니)가 가져가며 실질적인 재편이 이뤄졌다고 보긴 어렵다.

    • 성신양회와 라파즈한라간 사업 시너지는 충분하다. 성신양회의 주력 공장은 충북 단양에 위치한 내륙 회사다. 반면 라파즈한라는 강원 옥계와 전남 광양 등 해안가에 공장을 운영 중이다. 두 회사를 합치면 내수와 수출 시장에 동시에 잡게 되면서 경기 변동 여파도 덜 받는다. 물류비 절감 효과도 크다.

      라파즈한라와 성신양회의 결합은 잠재 매물인 현대시멘트와 한앤컴퍼니가 인수 후 매각에 나설 쌍용양회의 M&A에도 자극을 줄 전망이다. 현대시멘트와 쌍용양회는 각각 내륙과 해안에 공장을 확보하고 있다. 만일 동양시멘트(삼표)와 한일시멘트가 나서준다면 시멘트 업체 수가 대폭 줄어든다.

      한 시멘트 업계 관계자는 "업계에서는 한일시멘트가 한앤컴퍼니가 인수할 쌍용양회를, 삼표가 현대시멘트를 인수하고 라파즈한라가 성신양회와 결합하는 것을 가장 이상적으로 본다"면서 "내륙과 해안사를 묶어주면 아세아시멘트를 제외하면 빅3만 남게 돼 완전한 구조조정을 이루게 된다"고 내다봤다.

      유진기업은 작년부터 적극적으로 시멘트 회사 인수를 추진해왔고 인수에 나설 자금력도 갖추고 있어 거래 완결성 측면에서 글랜우드가 고려할 수 있는 카드다. 다만 성신양회를 초청했을 때와는 전혀 다른 시나리오가 전개된다.시멘트 업계 구조조정은 한발 더 멀어진다. 동양시멘트를 인수한 삼표는 국내 시멘트 업체에 물량을 줄이겠다는 압박을 넣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멘트 업계에서는 레미콘사의 시멘트사 인수로 우려했던 출하량 확보를 위한 업체들간 가격 경쟁이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른 관계자는 "시멘트 회사가 또 레미콘 회사로 넘어가면 현대시멘트 등 몇몇 시멘트 업체들은 더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된다"면서 "궁극적인 산업 재편을 고려하면 글랜우드PE가 선뜻 유진기업에 손을 내밀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글랜우드PE는 오는 3월 경에 라파즈한라 인수를 완료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