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실 위험에 투자자들 기피"
HSI 지수, 변동성 낮지만 HSCEI와 '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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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권사들이 홍콩항셍지수(HSI) 기반 주가연계증권(ELS) 발행을 늘리고 있다. 30조원이 넘게 발행된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이하 홍콩H지수) 기반 ELS가 대거 손실 위험에 노출되자 발행 기반을 '비슷하지만 새로운 지수'로 옮긴 것이다.
19일 인베스트조선의 집계에 따르면 이날 기준 청약을 진행 중이거나 진행할 예정인 ELS 155종 중 39종의 상품이 HSI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홍콩H지수 기반 상품은 25종에 그쳤다. 2주 단위이긴 하지만 HSI 기반 ELS 발행 수가 홍콩H지수를 넘어선 건 처음 있는 일이다.
당장 지난해 12월만 해도 홍콩H지수 기반 ELS가 268종으로 HSI 기반보다 2배 이상 많았다. HSI 기반 ELS는 지난해 10월 처음 등장했다. 지난해 6월 홍콩H지수가 급락하고 금융감독원이 발행 자율제재에 나서며 대안으로 등장한 상품이었다.
연초 홍콩H지수가 8000대 초반까지 급락하며 HSI는 '주요 기초자산'으로 입지가 재조명되고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홍콩H지수 기반 ELS에 대한 투자자 불안감이 커져 HSI를 기초로한 상품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것"이라며 "당분간 이런 추이가 지속될 것 같다"고 말했다.
HSI와 홍콩H지수는 종목 구성이 다르다. HSI는 홍콩 항셍은행이 선정하는 50개 우량회사의 시가총액을 가중평균한 것이다. 중국을 비롯해 홍콩 기반 기업, 글로벌 기업이 종목으로 편입된다. 홍콩H지수는 이른바 'H주' 중 대표적인 40종목을 편입한 지수다. H주는 홍콩에 상장된 중국 본토 기업을 뜻한다. 홍콩H지수가 금융업 비중이 조금 더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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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증시의 분위기를 반영하는만큼 두 지수의 움직임은 거의 유사하다. 두 지수의 상관계수는 지난 12개월간 0.91(1이면 동일)이었다. 기울기에 차이는 있지만 사실상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 셈이다. 실제로 연초 이후 보름동안 홍콩H지수가 14.4% 급락하는동안 HSI 역시 12.2% 떨어졌다.
이렇다보니 일각에서는 ELS 외에 이렇다할 '히트 상품'이 없는 증권사들이 당장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내놓은 미봉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전체 ELS 발행의 40%를 홍콩H지수에 집중해 손실위험을 키운 증권사들이 홍콩H지수의 빈자리를 비슷한 지수로 편리하게 메우려 든다는 것이다.
현재 발행되고 있는 HSI 기반 ELS의 손실 위험은 크지 않다는 평가다. 현재 청약을 받거나 받을 예정인 HSI 기반 ELS들의 원금손실구간(Knock-In) 평균치는 50.4%다. HSI가 현재보다 50% 가까이 떨어져 1만선이 무너지면 손실이 날 수 있다는 뜻이다. HSI는 2008년말 금융위기때 바닥이 1만1000선에서 형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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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6년 01월 19일 14:35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