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주인수권 투매에 공매도 늘어나 주가 예측 어려워
주가 9000원 이상 유지해야 1.2兆 예정대로 조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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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엔지니어링 유상증자 신주인수권 가격이 내재가치 아래로 급락했다. 향후 주가 및 삼성엔지니어링의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신주인수권 가격이 급락함에 따라 공매도나 현물 매도 후 증자 청약을 활용한 차익거래의 기회가 더 많아졌다는 평가다. 이는 삼성엔지니어링의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전망이다.
삼성엔지니어링 유상증자 신주인수권(삼성엔지 9R)은 25일 1장당 18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첫 거래일이었던 지난 22일 종가(2690원) 대비 33% 떨어진 가격이다.
이는 신주인수권이 가진 '내재가치'에도 못 미치는 가격이다. 이날 삼성엔지니어링 주가는 1만800원, 현재 삼성엔지니어링 유상증자 예정가격은 8110원으로 신주인수권 내재가치는 이 둘의 차액인 2690원이다.
구주주 청약 전 5거래일만 거래된다는 특성때문에 유상증자 신주인수권엔 '시간가치'가 거의 부여되지 않는다. 보통주 주가 추이에 따라 내재가치만으로 거래되는 유상증자 신주인수권 시장에서 내재가치와 거래 가격 사이에 이 정도 차이가 벌어지는 건 흔한 일이 아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최근 코스피 급락 장세에서 불확실성까지 부각하며 기존 개인 주주들이 신주인수권을 투매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은 삼성엔지니어링의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신주인수권의 가치가 보통주 가치보다 더 크게 하락하면 그만큼 차익거래 기회가 더 많이 생기는 까닭이다.
이론적으로 삼성엔지니어링 주가가 현재 수준을 유지한다면, 투자자는 1800원짜리 신주인수권을 매입해 8110원을 청약, 총 9910원에 삼성엔지니어링 1주를 인수할 수 있다. 이를 시장에 매각하면 주당 890원의 차익을 낼 수 있다.
이 과정에서 투자자는 2차 발행가액이 확정되지 않았다는 점을 활용해 차익을 더 키울 수도 있다. 즉 현 주가인 1만원대에서 주식을 공매도하고, 주가를 떨어뜨려 유상증자 발행가액을 낮춘 뒤 청약을 통해 주식을 취득, 빌린 주식을 상환하면 그만큼 이득이 커진다.
이미 이 같은 움직임은 시작됐다. 최근 일주일간 삼성엔지니어링 대차잔고는 760만여주에서 800만여주로 급증했다. 신주인수권 거래가 시작된 지난 22일 하루에만 30만여주의 공매도가 집중됐다.
최종 유상증자 발행가액은 2월3일 확정된다. 이때까지 삼성엔지니어링 주가가 9000원 이상을 유지해야 기존에 계획했던 1조2000억원을 차질없이 조달할 수 있다. 최악의 경우 주가가 주당 6500원선까지 밀리면 삼성엔지니어링은 증자 후에도 자본잠식률이 50%를 넘어 관리종목에 지정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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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6년 01월 25일 17:22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