킴스클럽 사업권 매각, 롯데·신세계 결정에 달렸는데…
입력 2016.01.28 07:00|수정 2016.01.28 14:10
    거래 성격, 현재 유통사업자 중심 제한적 경쟁 예상
    이랜드 "구매력 강한 유통업사업자가 인수하면 시너지 강화"
    "오리온·현대백화점, 인수 실익 크지 않다"
    • 이랜드가 킴스클럽을 내놨다. 대형마트(하이퍼마켓 포함)에 대한 신규출점이 제한된 상황에서 과점체제를 굳힌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가 확장을 위해 킴스클럽 사업권 인수에 나설 지 주목된다.

      사모펀드(PEF)와 같은 재무적투자자(FI)나 신규 사업자는 현재 37곳에 불과한 킴스클럽으로는 대형 3사에 경쟁 우위을 확보하기 어려워 인수 추진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이랜드리테일도 "업계 선두 지위를 기대하기 어려워서" 매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기준에서 보면 홈플러스 인수에 나섰던 오리온이나 홈플러스 인수 추진을 검토한 현대백화점은 관심을 보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인베스트조선이 여러 경로를 통해 확인한 결과 두 곳 모두 인수할 만한 사업이 아니다는 쪽에 무게를 싣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형 3사 중 홈플러스도 배제되고 있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MBK파트너스가 인수한 홈플러스는 킴스클럽 인수보다는 자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재정비가 더 급선무"라며 "MBK파트너스 펀드 투자자들의 입장도 고려해야 해 인수후보로는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남은 곳은 롯데그룹의 롯데마트, 신세계그룹의 이마트 정도다. 이랜드도 이 두 곳을 인수후보로 생각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랜드리테일은 매각 발표 당시 "대부분의 킴스클럽 매장이 이랜드 유통 매장의 식품관 개념으로 지하 1~2층에 입점한 형태이기 때문에 구매력이 더욱 강력한 유통업체가 새롭게 들어온다면 패션과 외식에 특화된 이랜드 매장과 고객층이 겹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경쟁력 있는 유통 점포로 격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음은 이번 킴스클럽 매각에 관한 주요 관전포인트를 질문과 답 형식으로 정리했다. 이랜드그룹의 설명 및 유통업계·IB업계·인베스트조선의 분석 등을 종합했다. 이랜드의 설명은 별도로 표기했다.

      -홈플러스와 비슷한 성격의 매각인가?

      "부동산 자산은 제외다. 킴스클럽 '사업권' 매각이다.  롯데그룹이 인수한 '하이마트'와 거래 실질이 유사하다.이랜드 소유 점포에 입점해 있는 킴스클럽은 '임차' 계약으로 전환한다."(이랜드)

       -킴스클럽 영업실적 현황은

      "연매출 1조원 가량으로 자세한 내용은 올해 12월 결산을 해봐야 한다. 37개 매장 대부분이 흑자 매장이다. NC백화점, 2001아울렛, 동화백화점 매장 수는 50여곳인데 킴스클럽은 37곳에만 있는 이유는 적자 매장은 구조조정을 했기 때문이다."(이랜드)

      -기존 마트 운영 업체들의 참여 가능성은?

      "마트의 경쟁요소가 다점포와 가격 경쟁력에 배송 등을 겸비해야 하는데, 유통업에 신규 진출하려는 기업들은 힘들다. 기존 유통사업자가 가장 적합하다."(이랜드)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점포 중복 문제 등이 발생할 수 있다. 브랜드파워를 고려하면 롯데나 신세계그룹이 NC백화점의 지하매장에 하이퍼마켓을 두는 것에 대한 실리 판단도 해야 할 것 같다. 신세계는 전자마트 인수 추진 당시에도 봤듯이 임차 매장에 대한 위험을 다른 곳보다 비중있게 고려하고 있고, 대규모 복합상업시설 개발로 자금 여력이 상당히 소진됐다는 점 등이 걸림돌일 수 있다. 롯데그룹 역시 삼성그룹 화학계열사 인수, 지배구조 개편 등으로 어수선하다.

      재무적투자자 가운데는 홈플러스를 보유한 MBK파트너스 정도가 꼽힌다. 뉴코아 강남점의 킴스클럽이 매력적이지만 그보다는 인수한 후 재정비가 필요한 상황이다. 좀 더 넓게 보면 부산·경남지역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메가마트도 있다. 메가마트는 꾸준히 M&A를 전개하고 있다"

    • 킴스클럽 매장 현황, 출처 : 이랜드그룹 이미지 크게보기
      킴스클럽 매장 현황, 출처 : 이랜드그룹

      -'NC백화점에 이마트나 롯데마트가 입점해 있다' 그림이 잘 그려지지 않는다.

      "요즘은 경쟁 관계라고 해도 실익이 있으면 입점하는 추세다. 외적인 측면보다는 마트 출점이 제한된 상황에서 아무 저항 없이 하이퍼마켓을 늘릴 수 있다는 점을 봐야 한다. 이랜드가 아울렛과 NC백화점을 늘리면 킴스클럽 매장도 늘어날 수 있다."(이랜드)

      "킴스클럽 입점 형태를 보면 NC백화점이나 2001아울렛, 동아백화점 등의 지하1~2층에 있고 주변에는 이랜드의 다른 인테리어, 소품, 의류 브랜드들이 함께 있다. 그런 점을 고려하면 이마트나 롯데마트 등이 할 수 있는 것은 식품 전문 하이퍼마켓 정도뿐이다. 이랜드와 관계 정립이 명확이 이뤄져야 한다."

      -매각 예상가격은?

      "GMV(Gross Merchandise Volume) 규모보다는 낮을 수 있다. 연 매출액이 1조원이라고 이랜드가 발표했고, 2016년과 2017년 이랜드그룹 부채비율 목표치 각각 250%, 200%로 제시한 점, 이랜드그룹 내에서 차입금 축소를 위해 취할 수 있는 방안과 자회사들의 수익성 등을 고려하면 킴스클럽 매각을 통해 최대 1조원까지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랜드그룹은 킴스클럽 매각과 함께 오는 2017년에 이랜드리테일 상장을 계획하고 있다"

      -매각 일정은

      "연말 결산 후 본격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며, 매각주관사인 골드만삭스와 논의 중이다"(이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