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I, 발전사업으로 새 활로 찾지만...경쟁 심화에 ‘첩첩산중’
입력 2016.01.29 07:00|수정 2016.01.29 07:00
    글로벌 태양광 업체 진입 이어지며 발전사업 경쟁강도↑
    캐시카우 부재 및 주력사업 악화로 인한 자금조달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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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CI의 태양광 발전소 알라모(Alamo) 1

      폴리실리콘 단가 하락으로 고전해 온 OCI가 태양광 발전소 사업 확대를 통해 새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지난해 비주력 자회사를 매각하며 사업 재편을 위한 자금 마련도 마쳤다.

      전망은 밝지 않다. 태양광 발전사업이 안정적 수익창출원으로 알려지며 글로벌 태양광 업체들의 진입이 이어지고 있다. 일드코(Yield co) 등 신규 투자를 위한 자금조달도 막혀 매각 후 재투자라는 선순환도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폴리실리콘 가격은 올해도 반등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시장 가격은 1kg당 12달러대로 사상 최저 수준이다. OCI 내부 제조원가는 15달러 수준으로 알려졌다. 생산하면 생산할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다. OCI는 지난해 12월 총 7058억원의 공급계약이 해지됐다고 공시하기도 했다.

      OCI는 발전사업 확대를 통해 활로를 찾고 있다. 2020년까지 태양광 발전이 포함된 에너지솔루션 사업의 매출 비중을 현 3%에서 20%까지 확대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놓기도 했다.

      발전 사업은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지만, 특별한 기술력이 필요하지 않아 진입장벽이 낮다. 선에디슨(SunEdison), 퍼스트솔라(FirstSolar) 등 글로벌 상위 셀·모듈 생산업체들은 적극적으로 발전사업 비중을 늘리고 있다. 미국 선파워(SunPower)는 이미 발전사업 매출이 제조업 매출을 뛰어넘었다. 중국 태양광 업체의 진입도 이어지고 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민간 주도의 발전소 건설이 활발해지면서 발전사업자들은 경쟁 심화로 수익률 악화를 겪고 있다”며 “셀·모듈 자급이 가능한 업체들은 자사 제품 비중을 높이며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지만 셀·모듈을 외부에서 공급받아야 하는 OCI는 불리한 구도”라고 설명했다.

      OCI는 재무상황을 고려해 장기간 발전소를 보유해 운영하는 사업모델 대신 단기에 매각해 차익을 얻는 방식을 채택했다. 2012년 시작된 총 7곳 450MW 규모의 발전소 건설 사업 알라모(Alamo) 프로젝트는 3곳(알라모 1,2,6)을 제외하고 조기에 매각됐다.

      업계 관계자는 “태양광발전 사업은 결국 당국과의 교섭력과 자금 조달 능력이 좌우한다”며 “발전사업은 아직 공공재 성격이 있기 때문에 단기 매각차익을 노리는 사업주 보다는 책임감 있는 사업자에 신뢰를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매각을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신규 투자에 나서는 선순환에 제동이 걸리고 있다. 발전소 사업 특성상 대규모 자금조달이 필수지만, 통로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보유한 자산을 바탕으로 주식을 발행하고 수익을 투자자에게 배당금으로 돌려주는 ‘일드코’가 대표적이다.

    • 미국 금리 인상 및 저유가 기조 등 외부 변수가 겹치며 일드코에 대한 시선이 싸늘해지고 있다. 발전업계 선두 기업인 선에디슨은 지난해 자회사 테라폼글로벌(Terraform Global)를 상장해 재원 마련에 나섰지만, 흥행 부진으로 낮은 공모가를 기록했다. 이후 태양광 외 캐시카우 사업의 부재, 재무 부담에 대한 우려 등이 겹쳐 주가가 90% 가까이 하락했다. 결국 선에디슨은 지난해 10월 일드코를 통한 사업 확장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상황이 유사한 OCI에는 치명적이다. OCI머티리얼스 등 내부 캐시카우를 이미 매각했고, 주력사업에서도 현금창출을 기대하기 어렵다. OCI는 지난해 7월 이후 일드코 설립을 통해 투자자금을 조달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진전을 보이진 못했다.

      OCI는 중국과 인도 등 신흥국을 중심으로 발전 사업을 넓혀가겠다고 밝혔지만, 관계자들은 신흥국에서 이익을 얻는 건 사실상 불가능 하다는 의견이다. 한 태양광 관련 연구원은 “발전사업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및 디벨로퍼(Developer) 등 고도의 자본시장 인프라가 필요한 사업”이라며 “사실상 미국을 제외하고는 태양광 발전사업에서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OCI 관계자는 "최근 한화도 발전소를 조기에 매각 하는 등 (발전소 매각은) 회사가 선택할 수 있는 사업 모델"이라며 "셀·모듈이 공급과잉 심화로 가격이 낮아져 오히려 외부 조달하는 OCI가 더 유리한 상황"이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