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계열사보다 5~10년 젊어…이재용 부회장 동년배
기획통ㆍ그룹총괄조직 활동 이력들 공통적으로 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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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 금융 계열사들의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이 최근 대대적으로 물갈이됐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비슷한 연배로 다른 계열사 CFO들보다 젊은 나이에, 이른바 '엘리트 코스'를 밟으면서 그룹 컨트롤 타워에서 경험을 쌓았던 이들로 채워졌다. 이른바 '세대교체'에 해당된다.
시장에서는 자연스레 이재용 부회장의 금융 계열사 장악력 강화와 함께 이번 인사를 삼성 브랜드를 단 금융회사들의 '밑그림 새로 그리기'와 연계해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삼성그룹은 작년 12월초 삼성생명ㆍ삼성증권ㆍ삼성카드 세 곳의 CFO를 일제히 새로 발령냈다.
삼성생명은 동경주재 사무소장과 경영지원실 상무를 역임했던 김대환 상무(1963년생)가 전무로 승진, CFO(경영지원실장)를 맡게 됐다.
삼성증권은 직전 삼성생명 자산운용본부장(전무ㆍ1964년생)을 역임했던 전영묵 씨가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CFO 자리로 왔다. 또 삼성카드는 경영지원담당을 맡았던 박경국 상무(1964년생)가 신임 CFO(경영지원실장)로 취임했다.
다른 계열사인 삼성화재와 삼성자산운용의 경우, 각각 전용배 부사장(1962년생)과 김유상 전무(1964년생)가 최고재무책임자 역할을 그대로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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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모두 '1962~64년생ㆍ50대 초반' 의 비슷한 연배로 다른 삼성그룹 계열사 CFO보다 상대적으로 젊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일례로 삼성중공업 전태흥 부사장(1958년생)ㆍ제일기획 박찬형 부사장(1959년생)ㆍ호텔신라 채홍관 전무(1959년생), 그리고 삼성전자 이상훈 사장(1955년생) 등은 전부 50대 후반~60대 초반들 인사들로 이들보다 많게는 10년 가까운 터울이 난다. 오히려 이재용 부회장(1968년생)과 비슷한 터울에 속한다.
또 대부분 삼성 금융계열사 간판격인 삼성생명에서 사회생활을 시작, 기획ㆍ재무ㆍ인사 분야에서 경험을 쌓아왔으며 미래전략실 등 그룹 총괄조직에서 활동했다는 이력들도 비슷하다.
삼성생명 김대환 전무는 1986년 삼성생명에 입사후 줄곧 삼성생명에서 기획ㆍ재무 등을 맡아왔다. 작년에는 삼성그룹내 금융계열사 실적을 관리하는 '금융일류화추진팀'에서 근무한 바 있다.
삼성증권 전영묵 부사장은 김대환 전무와 삼성생명 입사동기로, 생명에서 투자사업부장ㆍ자산운용본부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삼성화재 전용배 부사장은 이들보다 2년뒤인 88년 삼성생명에 입사한 '재무통'으로 삼성생명 채권팀을 거친후 2000년부터 그룹 미래전략실의 전신인 '기업구조조조정본부'의 재무팀 부장을 역임했다. 이후 삼성전자 경영전략팀을 거쳐 2010년에는 미래전략실 경영지원팀장을 맡기도 했다.
삼성자산운용 김유상 전무도 비슷한 시기인 87년 삼성생명에 입사, 2009년 삼성화재 보상기획팀장으로 자리를 옮기기 전까지 삼성생명 경영기획팀에서 근무하며 경리ㆍ인사 업무를 담당했다. 이어 2012년 삼성자산운용으로 자리를 옮긴 이후 경영지원실장을 맡고 있다.
비슷한 배경을 갖춘 인사들이 한꺼번에 삼성 금융계열사 '살림꾼'을 맡게 되자 금융권에서는 다양한 평가가 나오고 있다.
알려진대로 삼성그룹 CFO는 회사 내 확고한 넘버2로, 때로는 그룹 미래전략실과의 긴밀한 소통을 통해 CEO를 견제하는 역할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더구나 특히 금융사 CFO들은 제조사 CFO보다 내부 살림살이를 감독하는 역할이 더욱 크다.
이런 자리에 모두 이재용 부회장과 더욱 소통을 원활하게 할 수 있는 동년배 CFO들이 앉혀진 만큼 앞으로 그려질 금융 계열사 청사진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움직일 여건이 갖춰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삼성의 금융계열사 매각설이 수시로 나올만큼 '금융계열사 재편'은 시장 초미의 관심사이자 삼성그룹 차후 과제로 평가받는데 이 작업을 위한 초석일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한 금융사 관계자는 “이번 삼성 금융계열사 CFO 인사는 CEO 견제를 비롯해 회사 내부감독 강화를 위한 인사라고 해석할 수 있다”며 "이들을 중심으로 한 삼성그룹 금융 계열사에 대한 변화나 미래비전이 추진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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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6년 01월 27일 17:42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