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진짜?” …끊이지 않는 DGB금융 'SC은행 인수설'
입력 2016.02.04 07:00|수정 2016.02.04 07:00
    SC그룹 구조조정 나서면서 수년째 SC은행 매각설 제기
    사실상 DGB금융이 유일한 인수후보…DGB금융 “사실무근”
    • DGB금융지주의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SC은행) 인수설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SC은행의 위상이 떨어지고 수년간 매각 가능성이 제기된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인수에 나설만한 곳은 DGB금융뿐이라는 평가다. 당사자인 DGB금융은 인수 가능성을 일축했다.

      이달 초 금융업계 및 투자은행(IB) 업계를 중심으로 SC은행이 DGB금융에 인수 의향을 타진했다는 소식이 퍼졌다. 대기업집단의 M&A와 구조조정을 자문했던 IB의 이름까지 구체적으로 거론됐다. 수년간 ‘설’에 그쳤지만 이번엔 ‘진성매각’일 거라는 관측이 나왔다.

      ◇몸집 줄이는 SC그룹, 실적부진 SC은행 애물단지

      SC그룹은 영국이 본사지만 이익의 대부분을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 아프리카 등 신흥국에서 내고 있다. 그러나 최근 신흥국의 경제 침체로 수익성이 악화하며 사업 축소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빌 윈터스 회장이 취임한 후 SC그룹은 전 세계에서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자본 확충에 앞서 덩치 줄이기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빌 회장은 한국 시장이 매우 중요하며 철수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지만 한국 내 구조조정도 이어지고 있다. SC은행이 SC금융지주를 흡수합병 했고, 1000명 가까운 직원에 대해 희망퇴직이 이뤄졌다. 그에 앞서 저축은행과 캐피탈도 매각한 바 있다.

      SC은행 임원 출신 관계자는 “SC그룹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전후해 신흥 시장에서 공격적인 확장 전략을 펼치며 덩치를 키웠으나, 최근 수년간은 신흥국의 경제 악화로 오히려 역풍을 맞고 있다”며 “핵심 투자 분야였던 자원 및 원자재 가격이 하락한 점도 우려되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한국SC은행의 실적도 저조하다. 지난 2005년 SC그룹이 제일은행을 인수할 당시엔 한국이 전체 자산의 4분의 1가량을 차지하는 핵심 시장이었으나 이제는 천덕꾸러기다. SC그룹이 가장 매각을 원할 대상으로 꼽히기도 한다. 한국 내 구조조정은 매각을 원활히 하기 위한 사전작업이며, 시기의 문제일 뿐 반드시 매각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많다.

      ◇시선 모이는 DGB금융 “인수 사실무근, 현실적으로 어려워”

      SC은행이 매물로 나온다 쳐도 이미 체제를 공고히 한 신한, KB, 하나 등 금융지주들로서는 수익성이 떨어지는 SC은행에 매력을 느낄 가능성이 크지 않다. 여력은 있지만 자산 증가 효과를 빼면 기대할 것이 많지 않다.

      이들을 제외하면 지방금융지주가 인수 가능한 후보로 꼽힌다. 그러나 BNK금융지주와 JB금융지주는 이미 우리금융 민영화를 거치며 경남은행과 광주은행을 각각 인수했고, 최근엔 확장보다는 자본건전성을 높이는 데 집중하는 모양새다.

    • 아직 대형 인수 성공 사례가 없고, 확장 의지와 여력이 있는 DGB금융이 첫 손에 꼽히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말엔 구체적인 인수금액, 새로운 사명과 행장 후보까지 거론되기도 했다.

      DGB금융은 SC은행 인수설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SC그룹에서 팔겠다는 의사도 밝히지 않은데다, IB의 제안이나 인수검토도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인수설이 날 때마다 진화에 나서며 뜬소문을 경계하고 있다. 인수 부담은 큰 반면, 실익은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DGB금융 관계자는 “SC은행 인수 후 대구은행의 이름으로 전국에서 경쟁을 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자산 및 부채 인수(P&A) 방식도 이 같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름을 바꿔 시중은행화 하는 방법도 있겠지만 지방은행 인가를 받았기 때문에 금융당국의 승인을 얻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IB 업계 관계자 역시 “금융당국의 사전적인 재가가 없다면 DGB금융의 SC은행 인수는 시작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