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고된 악재에 대응전략 내놓지 못하는 세아그룹
입력 2016.02.12 07:00|수정 2016.02.12 07:43
    현대제철 시장진입·저유가 악재에 계열사 실적·주가 하향세
    그룹 컨트롤타워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도
    • 세아베스틸 특수강 생산설비(사진=세아베스틸) 이미지 크게보기
      세아베스틸 특수강 생산설비(사진=세아베스틸)

      현대제철의 특수강 시장진입·저유가 기조 지속 등 악재가 이어지면서 세아그룹을 바라보는 투자업계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일각에선 "그룹차원의 대응전략이 부재(不在)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세아그룹의 재무적·사업적 위험성 증가에 대한 경고는 이미 지난해부터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현대제철의 특수강 상업생산이 2016년부터 시작됨에 따라 시장 경쟁강도 심화가 예고됐기 때문이다. 현대제철은 2년안에 생산 정상화를 통해 총 연산 135만톤 특수강을 생산할 계획이다. 이미 주요계열사의 주가는 우하향세가 이어지고 있다.

      문창호 한국신용평가 기업평가본부장은 "현대제철의 특수강 시장진입에 따른 경쟁구도 재편으로 세아그룹은 영업기반·실적 부정적 영향을 피하기 힘들게 됐다"며 "저유가 지속에 따른 유정용 강관부문 업황 악화도 세아그룹 실적에 부정적이다"고 밝혔다.

    • 지난해 3분기부터 주요 계열사인 세아베스틸과 세아제강은 실적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세아베스틸은 지난 3분기까지 별도기준 매출액 1조4298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14%가량 줄었다. 같은 기간 세아제강도 매출액 1조878억원을 기록, 전년 대비 20% 이상 축소됐다. 4분기 실적은 예년 대비 더욱 악화됐을 것이란 게 시장 컨센서스다.

      한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특히 세아제강은 에너지 향(向) 제품군이 많기 때문에 현재와 같은 저유가 기조가 이어지는 상황에선 타격이 더욱 크다"고 밝혔다. 국제 유가가 1배럴당 30달러 수준까지 떨어지면서 최근 세아제강의 에너지향 제품 해외 수출량은 예년 대비 90%이상 축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자들은 현대제철·저유가 이슈는 이미 예고돼 있던 이슈인만큼 그에 대한 대비책과 비전 제시 등이 이뤄졌어야 한다는 게 시장 의견이다. 세아베스틸의 경우 지난해 글로벌 완성차업체인 폴크스바겐으로의 특수강 납품이 현실화됐지만, 여전히 판매물량은 4000톤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증권사 철강 연구원은 "결국 세아그룹이 현대제철발(發) 매출 변동성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은 매출처를 다변화 하는 것이지만 아직까지 큰 성과가 보이지 않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그룹차원에서 미래전략 등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가 부재한 점도 문제로 제기한다. 고(故) 이운형 회장의 장남 이태성 전무 일가가 세아홀딩스와 세아베스틸 최대주주이며, 세아제강은 이순형 회장-이주성 전무(장남) 일가의 지분율이 크다.

      세아홀딩스 관계자는 "세아베스틸과 세아제강 각사가 모두 미래전략팀을 갖추고 있지만 그룹차원의 전략수립은 세아홀딩스 미래전략팀(팀장 상무급)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재계 관계자는 "세아그룹은 현재 위기상황에 대해 더욱 심각하게 인식하고 그룹 전체를 아우르는 미래 전략과 대응전략 등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