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C “2020년까지 대체투자 20%로 확대…기업 해외진출 도울 것”
입력 2016.02.17 14:40|수정 2016.02.17 14:40
    “대체투자로 저금리저수익 기조에 대응…안정성·수익성에 중점”
    “국내 운용사 및 증권사가 KIC와 국내 기업 간 가교 역할 해야”
    • 한국투자공사(KIC)가 수익성 향상을 위해 위해 대체투자 비중을 점진적으로 늘려나가기로 했다. 자금력과 정보 부족으로 해외 진출에 어려움을 겪는 우리 기업들에 대한 지원도 강화할 방침이다.

      은성수 KIC 신임 사장은 17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최근의 저금리·저수익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대체투자를 확대할 필요성이 있다”며 “현재 12.4% 수준인 대체투자 비중을 2020년까지 20%로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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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투자공사 해외 투자 PEF 참여구조 예시

      은성수 사장은 다만 “KIC는 고유가 및 오일샌드 등 에너지 분야 성장 전망에 기초해 해외 에너지 개발 투자에 나섰다가 큰 손실을 보기도 했다”며 “위험 없이 황금알을 낳는 사업은 없기 때문에 목표치 달성보다는 안정성과 수익성에 중점을 두고 탄력적으로 대체투자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KIC는 대체투자의 일환으로 국내 기업들의 해외 진출도 본격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정부는 지난 2013년 KIC가 민간주도 사모펀드(PEF)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해외 수주 선진화 방안을 마련했으나, 실제 KIC의 투자로 이어진 사례는 없었다.

      은성수 사장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출범과 이란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 해제로 해외 진출이 화두로 떠올랐지만, 국내 기업들은 기술력에 비해 자금력이 뒤처져 경쟁에 밀리는 경우가 많았다”며 “KIC가 해외 사업에 투자하는 PEF의 후순위 지분에 출자할 경우 국내 정책·민간 금융회사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운용사와 증권사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술력은 있지만 자금력이 부족한 기업들과 자금은 충분하지만 적당한 투자기업과 사업을 물색하기 어려운 KIC 사이에서 이들이 가교 역할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KIC는 국내 운용사에 대한 위탁운용 비중도 3년 안에 2배로 늘리기로 했다. 정책 방향을 알려달라는 시장의 요구를 반영한 것이다. KIC는 직접 70%, 간접 30% 비중으로 자산을 운용하고 있는데, 간접 운용 자산 중 3%가량만 국내 운용사에 위탁하고 있다. 국내 운용사에는 기존과 비슷하게 주로 중국 등 아시아 지역에 대한 위탁 운용을 맡길 계획이다.

      KIC는 이날 ▲리스크관리본부장과 준법감시인을 분리하고 ▲임원의 부정행위를 운영위원회에 직접 보고할 수 있도록 감사 기능을 강화하는 한편 ▲임원의 의무준수 여부를 주기적으로 관리감독 할 감독소위원회를 설립하는 등 ‘3중 내부통제장치’를 마련하기로 하는 혁신 계획도 발표했다.

      아울러 정관에 사장과 임원의 ‘선관주의’ 의무를 명시하고, 정관 위반 시 해임도 가능하도록 했다. 내부 청렴도를 높이기 위한 내부제보채널을 도입하고, 부패나 비위행위에 대해선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기로 했다. 자산군 및 개별 사업별 조기경보시스템을 도입해 위험관리를 강화할 계획이다.

      KIC는 지난해 말 기준 총 800억달러(약 98조원. 기획재정부 600억달러, 한국은행 200억달러)의 자산을 위탁 받아 운용하고 있으며, 순자산규모는 918억달러(약 112조원)에 이른다. 주식 및 채권과 같은 전통자산이 676억달러(약 83조원), 대체자산이 105억달러(약 13조원), 전략적 투자자산이 19억달러(약 2조3000억원) 규모다. 현재까지 총 투자수익은 118억달러(약 14조5000억원)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