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율·사업비 격차에 실적 갈리는 외국계 보험사
입력 2016.03.08 07:00|수정 2016.03.08 09:29
    외국계 보험사간 순이익 격차 커져
    에이스생명· PCA생명, 손해율 업계 최고 수준
    사업비율, PCA생명 생보사 중에서 가장 높아
    사업비 통제 성공한 푸르덴셜은 이익 순항
    • 외국계 보험사의 수익성이 악화하는 가운데 업체간 이익 규모 차이가 커지고 있다. 어려운 국내 보험환경 속에서도 이익 규모를 늘리고 있는 회사가 있는 반면 10년째 적자를 이어온 곳도 있다. 손해율과 사업비 등 관리역량의 차이가 원인이란 분석이다.

      에이스생명은 전신인 뉴욕생명 시절을 포함해 10년째 적자를 이어오고 있다. 글로벌 보험사인 에이스그룹이 인수 한 이후에도 매해 200억원 이상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떨어지는 지급여력비율(RBC) 관리를 위해 대주주인 에이스그룹은 지난 2013년 480억원을 시작으로 2014년 300억원, 지난해 300억원 등 총 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메트라이프, 알리안츠생명, PCA생명도 부진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 메트라이프는 2010년 600억원 규모의 순이익이 2014년 160억원 수준으로 감소했다. 알리안츠생명은 2012년과 2013년 적자를 기록했으며, PCA생명도 순이익이 200억원 규모로 축소했다.

    • 이와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는 회사도 있다. 푸르덴셜생명은 금융위기 이후 꾸준히 이익규모를 늘리고 있다. 2008년 106억원 규모의 순이익이 지난 2014년에는 1800억원 규모로 커졌다. 외국계 보험사의 전체 이익규모가 2010년 6000억원에서 4000억원으로 감소하는 가운데서도 안정적인 실적을 유지했다.

      엇갈린 실적의 배경으론 손해율과 사업비 관리가 꼽힌다. 손해율은 거둬들인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긍의 비율이다. 수치가 낮을수록 보험사가 상품판매를 통해 거둬들이는 이익이 큼을 의미한다. 종신보험 등 수익성 높은 보험상품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가진 회사일수록 손해율이 낮다. 사업비의 경우 판매채널, 마케팅 비용 등의 영향이 크다.

      외국계 보험사의 지난해 9월말 기준 평균 손해율은 84%다. 에이스생명의 손해율은 지난해 9월말 기준 99%를 기록했다. 업계 내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거둬들인 보험료에 대부분을 보험금 지출에 썼다. 현재 매각을 추진하는 알리안츠생명도 업계 평균을 상회하는 87%의 손해율을 보였다. 매각 가능성이 거론되는 PCA생명은 91%의 손해율을 기록하며 외국계 보험사뿐 아니라 전체 생보사 중에서도 높은 손해율을 기록했다. 반면 푸르덴셜생명(67%)은 손해율이 업계 최저 수준이다.

      사업비 부문에서도 업체간 격차가 보인다. 지난해 9월말 기준 낮은 사업비율을 보인 곳은 푸르덴셜생명(13%)이다. 푸르덴셜생명의 사업비율은 국내 보험사 보다는 높았지만, PCA생명(39.68%), 메트라이프생명(23.96%), 에이스생명(23.82%)과는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광고 등 비용절감을 꾸준히 추진한 결과다.

    • 반면 운용수익률에선 큰 차이가 없었다. 전반적으로 4% 이상의 운용수익률을 거두며, 외국계 보험사(4.36%)는 평균적으로 국내 보험사(4.21%)보다 높은 운용수익률을 기록했다. 보험 부문에서의 경쟁력이 회사의 실적을 좌우한 것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융위기 이후 보험영업부문에서 외국계 보험사간 경쟁력 차별화가 나타나고 있다”라며 “상품과 판매채널에서 자신만의 강점이 없는 외국계 보험사는 실적개선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