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F, 효율적 기업경영에 유리…투자회수 여건은 개선 필요"
입력 2016.03.11 18:18|수정 2016.03.11 18:18
    "뚜렷한 목표 세워 가치증대 이끌 수 있어…PEF 투자 호흡 더 길게 볼 필요있어"
    •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이 투자 기업의 가치를 효율적으로 개선시키는 주체로서 자리매김했다고 자평했다. 산업 구조조정에도 기여해야 한다는 부분에도 공감했다. 다만 투자회수(Exit) 수단과 방식 등에 대해서는 여건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11일 PEF운용사협의회가 개최한 국내 PEF 시장 현황과 발전방향: 10년의 회고 첫번째 세션 '국내 PEF 운용사례 및 전망'에서 패널들은 그간의 투자 성과를 돌아보며 성공 및 실패 요인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MBK파트너스 윤종하 부회장은 "5~6년 안에 기업가치 향상을 위해 무엇을 할 지 고민하며 구체적인 목표를 세운다"면서 "바이아웃을 통해 사업 방향을 조금만 틀어주면 좋아지는 경우가 많다"며 2012년 투자한 ING생명보험을 사례로 제시했다.

      윤 부회장은 "ING생명보험은 매각 당시 회사 상황이 굉장히 안 좋았는데 강력한 CEO 위주의 한국적 문화로 바꾸고 인센티브 시스템을 실적 위주로 바꿨다"면서 "그 결과 8년 만에 처음으로 설계사 수가 증가하고 리스크 관리나 자산건선성 수준도 관리가 잘 됐다"고 자평했다.

      IMM프라이빗에쿼티 송인준 대표는 "PEF는 태생적으로 기업가치 증대에 유리하다"며 "투자수익을 최우선으로 두는 것은 PEF나 투자회사 임직원들에게 모두 좋은 결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PEF는 성장을 위해 미리 준비할 시간이 있고 다양한 인력을 영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송 대표는 2013년 인수한 할리스커피를 예로 들었다. IMM PE는 할리스커피 인수 후 지속적인 투자를 진행했다. 가맹점 체제를 직영점 위주로 바꿨고 커피전문점 브랜드 추가 M&A도 단행했다. 기획 및 마케팅 분야 고급 인력을 적극 채용해 실적 향상에 성공했다.

      미래에셋프라이빗에쿼티 유정현 대표는 "PEF는 오너가 아니기 때문에 효율적인 시스템 관리가 가능하다"며 "기업 가치를 높이는 데 주력하므로 정확한 성과 측정체계를 적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JKL파트너스 정장근 대표는 "기존 경영진들은 전문성은 갖췄지만 매너리즘에 빠지기 쉽다"면서 "변화를 두려워하는 그들과 달리 PEF는 시장 변화에 발맞춰 기업 체질을 바꿀 수 있다"고 밝혔다.

      10년의 PEF 역사에는 '투자 실패'라는 어두운 면도 있었다. 송인준 대표는 이에 대해 "경제 매크로 요인에 영향을 많이 받는 회사에 대한 투자는 신중해야 한다고 본다"며 "투자 당시에는 문제가 없다가도 투자 1년 만에 산업 사이클이 저점으로 떨어진 걸 목격한 적도 있다"고 했다.

      그는 "PEF가 투자 호흡을 길게 가져가면 산업 영향을 덜 받을 수 있다"면서 "산업이 일시적으로 침체되면 시간을 갖고 이를 만회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정현 대표 역시 "과거 수년간의 통계에 함정에 빠져선 안 된다"며 "리테일이나 헬스케어 같은 예측 가능한 산업을 찾는 게 답"이라고 했다.

      PEF 시장의 발전을 위해 개선해야 할 점에 대해서도 논의됐다. 그간의 투자 경험을 바탕으로 산업 구조조정에 일정 부분 기여를 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정장근 대표는 "중소중견 기업들은 여전히 대기업의 '햇살'이 필요하다"면서 "시장논리가 아닌 정책에 의해 중소중견 기업에 자금이 들어가는 것보다 대기업과의 유기적 관계를 지속하는 것이 구조조정에 발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PEF는 산업 생태계의 가교 역할을 해야 하며 어려운 기업에 투자를 해주고 경영을 더 잘 할 수 있는 전략적 투자자에 돌려줘야 한다"고 제언했다.

      투자회수가 점점 어려워진 점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다.

      이재우 대표는 "PEF 투자회사를 인수할 곳이 줄어든 데다 PEF 간의 M&A가 어렵다"면서 "펀드 출자자들인 국내 기관투자자들은 PEF 간 거래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이 강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송인준 대표 역시 PEF 간 M&A에 대해 긍정적으로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각 펀드 별 투자 목적과 전략이 다르니 인식을 전환해야 한다"며 "PEF 역사가 10년밖에 안됐으니 수익이 안 나더라도 조급해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