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파트너스도 최선 다 했다"…업황 악화에 주저앉은 영화엔지니어링
입력 2016.03.15 07:00|수정 2016.03.15 07:00
    서울지법 10일 회생절차 개시 결정
    MBK 투자 기업 中 최초 법정관리 돌입
    "해외사업 부실·국내 주상복합 인기 하락에 직격탄"
    • 영화엔지니어링이 국내 건설업체의 해외 플랜트사업 대규모 손실, 주택시장에서 주상복합에 대한 인기가 하락 등을 이겨내지 못하고 결국 법원행(기업회생절차 신청)을 선택했다.

      1998년 설립된 이 회사는 초고층건물·플랜트건설에 사용하는 철강구조물 및 금속구조재 를 제작·설치하는 업체다. 2011엔 강구조물 시공능력평가에서 1위를 기록할 만큼 시장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2000년 이후 연평균 42%에 달하는 급격한 매출증가율을 기록했다. 158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액은 2008년 2600억원으로 늘었다.

      MBK파트너스는 이 같은 점을 높이 평가하고, 영화홀딩스를 설립해 회사의 지분 100%를 인수했다. 회사의 매출액은 2009년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한차례 1700억원대로 떨어졌지만, 2년만에 이전 실적을 회복했다.

      그러나 2012년 이후 상황은 급변했다. 국내건설 경기의 하락으로 해외로 눈을 돌린 대형 건설사들이 플랜트사업에서 대규모 손실을 기록했다. 금융위기 이후 국내 주택시장에서 주상복합에 대한 인기도 시들해 졌다.

      대형 건설업체들의 해외사업 손실은 삼성엔지니어링·삼성물산·대우건설·GS건설·현대엔지니어링 등을 매출처로 확보하고 있던 영화엔지니어링에게도 직격탄이 됐다. 금융위기 이후 해외매출 비중은 기존 30%보다 크게 늘어난 상태였다. 그 결과 매출채권은 큰 폭으로 늘었고, 현금흐름은 악화했다. 이는 고스란히 2013년 실적에 반영됐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대기업들도 해외 건설 현장에서 부실이 발생하면서 수금을 제대로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영화엔지니어링과 같은 하도급 업체가 수금을 못하는 것은 마찬가지였다"며 "공사가 끝나고 정산하는 과정에서도 대기업보다 불리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었다"고 말했다.

    • 2013년 설립이래 최악의 실적을 기록한 회사는 2014년 3월, 채권금융기관협의회와 자율협약을 체결했다. 채권단은 약 1200억원에 달하는 차입금 상환을 약 2년간 연장하기로 했고 MBK는 증자를 통해 회사에 100억원을 지원하기로 합의했다.

      자율협약 체결 이후 회사는 임직원의 70%가량을 감원했다. 회사의 신용등급이 떨어짐에 따라 수주활동도 어려워졌다. 부족한 인력으로 수금활동 위주로 영업을 진행하다 보니 자연스레 매출은 줄었다.  원금 상환은 연장됐지만, 7%에 달하는 이자는 유예되지 않았고 금융비용 또한 부담으로 작용했다.

      회사는 지난해 자율협약 연장을 요청했지만 채권단은 난색을 표했다. MBK 또한 추가적인 자금지원이 힘들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는 결국 지난달 19일 서울지법에 회생절차를 신청했고, 지난 10일 개시결정이 내려졌다.

      회사 한 관계자는 "MBK와 영화엔지니어링 모두 최선을 다했다"며 "현재 맡고 있는 공사 및 하청업체들을 모두 책임져야 하고 어떻게 해서든 회사를 살리려는 방안으로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게 됐다"고 말했다.

      회생절차 개시결정에 따라 영화엔지니어링은 MBK의 투자기업 중 최초의 법정관리 기업이 됐다. 향후 회사의 M&A를 통한 회생여부는 현재로선 불투명하다. 업황을 세밀히 읽지 못한 MBK에 대한 비판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