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억' 로젠택배 매각, KGB택배 성장 잠재력 주목
입력 2016.03.17 07:00|수정 2016.03.17 07:00
    KGB택배에 로젠택배 시스템 접목해 수익성 개선 기대
    올해 400억 EBITDA 예상…경쟁치열 매각가 5000억대 거론
    UPS·DHL 등 글로벌 물류사 인수전 참여
    어피니티·CVC 등 글로벌 사모펀드도 눈독
    • KGB택배가 베어링PEA의 로젠택배 투자회수 성과를 가를 변수로 떠올랐다. KGB택배는 로젠택배에 인수되기 전 고전을 면치 못했지만 성장 잠재력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두 회사의 시너지 효과에 따른 수익성 개선 기대감이 반영될 경우 로젠택배 인수가는 큰 폭으로 오를 전망이다. 시장에선 매각가로 5000억원대를 기록할 것이란 예상도 있다.

      베어링PEA는 지난해 5월 로젠택배를 통해 KGB택배를 인수했다. 로젠택배는 화주와 영업소를 연결해 주고 수수료를 받는 소비자간거래(C2C) 중심으로 운영되는데, KGB택배도 유사한 형태로 상충 가능성이 크지 않다. 두 회사가 각각 소규모 고객 중심으로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중복되는 영업망이 적고, 점유율 확대 효과를 노릴 수 있다는 점도 인수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KGB택배는 지난 수년간 매출은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뒷걸음질을 쳤다. 2013년 이지스엔터프라이즈에 인수된 후에는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같은 해 베어링PEA에 인수된 후에도 성장세를 이어간 로젠택배와 대비됐다. 하지만 오히려 이 점 때문에 KGB택배의 성장 잠재력이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KGB택배의 이전 주주가 택배 사업에 밝지 않아 영업망 관리가 잘 이뤄지지 않았다”며 “KGB택배에 로젠택배의 관리 시스템과 비용 절감 노하우가 완전히 접목된다면 수익성이 개선될 여지가 크다”고 말했다.

      로젠택배는 대기업과 같은 물류 인프라는 없지만, 소규모 조직답게 의사결정과 실행이 빠르다. 유통과 물류 전문가가 포진한 경영진의 역량은 경쟁 대기업에 밀리지 않는다는 평가다. 무리한 외형 확장 보다는 내실을 다지는데 힘을 쓰고 있다. 저단가 물량을 배제하며 매출 증가율은 둔화했지만, 이익률은 오히려 상승했다. KGB택배와의 시너지 효과도 오래지 않아 본격화 할 것으로 예상된다.

      매각자 측은 올해 로젠택배와 KGB택배의 통합 상각전이익(EBITDA)이 4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는 300억원을 약간 넘는 수준이었다. 아직 KGB택배를 인수한 지 1년이 채 되지 않았다는 점, 국내 택배 운송단가가 세계 최저 수준으로 상승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도 수년간 이 같은 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투자회수 부담을 던 사모펀드(PEF)도 눈독을 들일 만 하다.

      베어링PEA는 2013년 무차입 상태의 로젠택배 지분 100%를 1600억원에 인수했다. 전 해 EBITDA 147억원에 비하면 10배 이상의 금액을 지불했다. 로젠택배의 올해 예상 EBITDA에 10배만 적용하더라도 4000억원에 달한다.

      다른 IB 업계 관계자는 “CJ그룹이 인수한 대한통운과 중국 룽칭물류, 롯데그룹과 오릭스의 현대로지스틱스 등이 EBITDA 대비 10배를 훌쩍 넘는 기업가치(EV)로 평가 받았다”며 “사실상 마지막 수위권 업체 매각이란 점을 감안하면 로젠택배도 10배 이상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베어링PEA는 지난달 매각주관사 JP모건을 통해 20곳 이상의 인수 후보들에 투자안내서(IM)를 발송했다. 글로벌 물류업체 DHL과 UPS, 택배산업 진출을 원하는 대기업, 국내외 PEF 등이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 17일 예비입찰이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