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RS4 2단계 큰 부담은 덜었다"…자본확충은 여전히 '이슈'
입력 2016.03.24 07:00|수정 2016.03.29 10:21
    보험업계 “제도 도입에 따른 부담 상당히 덜었다”
    시장환경과 회사 상황에 따라 영향은 두고 봐야
    감독당국과 보험사간 치열한 줄다리기 예상
    •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가 IFRS4 2단계와 관련한 한국 측 일부 제안을 수용한 데 대해 보험사들은 큰 고비를 넘었다는 반응을 보였다. 회계 단위가 개별 상품 기준에서 유사상품군으로 확대되는 등 부채가 급증할 부담이 줄어든 까닭이다.

      큰 틀에서 상당부분 부담을 덜게 됐지만, 아직 회계 기준 확정까지는 갈 길이 먼데다 금융감독원의 감독 수위를 예측하기 어려워 마음을 놓을 땐 아니라는 지적이다. 일부 보험사를 중심으로 자본확충 부담도 여전하다.

      이번에 IASB에서 받아들인 제안은 크게 ▲회계단위 개별상품에서 유사상품군으로 확대 ▲미래이익(CSM)을 공정가치 평가 ▲전환시점에 현행이자율을 적용 등이다. 이는 IFRS4 2단계 도입 시점에 보험사의 부채 급증을 완화시켜주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평가다.

      보험사들은 한숨 돌렸다는 반응이다. 구체적인 효과는 세부적인 사항이 나와봐야 알 수 있지만, 큰 틀에서 기존 예상보다 재무안정성 확보가 좀 더 수월해질 것 같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회계단위 확대와 공정가치 평가는 2단계 도입 시점의 부채확대 폭을 상당히 낮춰줄 것으로 예상된다. 전환시점에서 현행이자율을 적용하는 방안은 손익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아직 회계기준이 완전히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어느정도 여유의 폭이 생긴 것은 사실"이라며 "공개된 내용에 맞춰 내부 준비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IASB와 오랜 기간의 협의를 진행한 한국회계기준원도 이번 결과에 상당히 만족한다는 입장이다. 한국 측 주장이 상당부분 반영됐고, 실질적으로 보험사들의 부담 감소로 이어질 것이란 설명이다.

      조재린 보험연구원 박사는 "한국 측이 요구한 사항의 상당부분이 받아들여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시뮬레이션을 통해 구체적인 수치를 파악하는 데는 다소 시간이 걸리겠지만, 상당한 수준의 부채확대 폭 감소가 이뤄질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다만 시장환경과 각 회사가 놓인 상황에 따라 보험사별 부담 정도는 다를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고금리 상품 판매 규모나 상품 포트폴리오 구성이 부채 규모에 영향을 주는 까닭이다.

      정도가 완화됐다 해도 2단계 도입시 보험사의 부채가 전반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자본확충 이슈도 여전히 유효하다. 개별 회사별로 수치화된 결과가 나오기까지 IFRS4 2단계 도입에 따른 영향을 예단하기 힘들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보험사 선임계리사는 "보험계약을 어디까지 유사계약을 볼 것인지부터 시작해서 논의해야 할 부분이 아직도 많이 남았다"라며 "이번 한국 제안 수용으로 부담이 줄어든 것은 확실하지만, 그렇다고 보험사들이 손 놓고 있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감독당국과 보험사간의 치열한 줄다리기도 이어질 전망이다. 큰 틀에서 회계기준이 마련되긴 했지만, 감독당국이 보험사의 자본적정성을 어디까지 요구할 지가 보험사들의 관심사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들의 재무회계와 관련한 IASB와 논의는 사실상 마무리 됐다고 본다"며 "이제 남은 것은 감독규정을 어떻게 가져갈 것인가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