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복권 앞세운 유진그룹…㈜동양 주주설득 총력전
입력 2016.03.28 07:00|수정 2016.03.28 07:00
    ㈜동양 소액주주 3만4000명…유진그룹 전 직원 총 동원령
    ㈜동양도 유진-파인트리에 '반대' 호소
    주주 만나러 갔다가 ㈜동양-유진 어색한 만남도
    • ㈜동양의 경영권 인수를 공식선언 한 유진그룹이 주주들 표심 잡기에 나섰다. ㈜동양의 주주총회를 1주일 앞둔 상황에서 유진그룹과 ㈜동양의 위임장을 받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 지고 있다.

      유진그룹은 지난주부터 의결권 위임장을 확보하기 위해 ㈜동양 소액주주의 면대면 설득에 나섰다. 유진기업 본사 직원을 비롯해 전국 유진투자증권 지점 인력까지 1000여명의 인력이 투입됐다. 사실상 총 동원 체제다.

      ㈜동양의 소액주주는 3만4000여명 정도다. 5000주(약 0.002%)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주주만 6000명이 넘는다. 이들은 ㈜동양의 지분 70%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사실상 소액주주들의 표심에 따라 주총 안건의 가결여부가 결정된다.

      그룹이 명운을 걸었기에 주주설득에 전략을 기울이는 것은 예상했던 일이다. 정작 화제가 된 이유는 유진그룹 임직원들이 들고다니는 선물이다.

      유진그룹은 '로또'를 선택했다.  유진기업 로고가 새겨진 봉투에 '로또'를 포장해 소액주주들에게 선물하고 있다. 음료 1박스 또는 2~3만원가량의 기프티콘을 주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유진그룹은 지난 22일 간담회를 통해 경영권 참여를 공식선언 할 당시에도 참석한 기자들에게 5000원권 로또 1장씩을 선물했다. 당시 정진학 유진기업 사장은 "명함 속 이름의 얼굴은 기억 못해도 로또는 기억하더라"며 "사람들을 만날 때 로또 한 장씩을 꼭 선물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삼성물산 임직원들은 제일모직과의 합병을 앞두고 수박 한 통씩을 손에 들고 의결권을 위임받기 위해 소액주주들을 찾아 다닌 일화로 유명하다.

      유진그룹의 소액주주 표심 잡기 공세에 ㈜동양도 방패를 꺼냈다. 이번 주부터 본사 임직원들을 비롯해 전국 레미콘 공장의 인력까지 주주들을 찾아 나서고 있다. 소액주주들에게 유진그룹과 파인트리자산운용이 제안한 주주제안 안건에 반대할 것 또는 의결권 위임을 호소한다. ㈜동양의 임직원수는 약 400여명, 선물은 준비하지 않는다.

      같은 주주를 찾아나선 유진그룹과 ㈜동양의 임직원이 마주치는 민망한 경우도 생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동양 주주에게 찾아갔는데 상대편 임직원과 마주치는 경우도 생긴다"며 "주주가 부재 중일 경우엔 현관에 쪽지를 남기고 간 것을 발견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양사가 의결권 위임장을 많이 확보하더라도 안심하기는 이르다. 위임장을 작성한 주주가 예탁결제원 전자투표를 통해 의결권을 행사할 경우, 기존 위임장은 모두 무효처리 된다. 아울러 의결권 위임은 중복이 가능한 탓에 가장 마지막에 받은 위임장만 유효하다. 이 때문에 위임장에는 위임 받은 날짜와 시간을 명시하도록 돼 있다. 결과는 주총 당일 확인할 수 있다.

      ㈜동양의 주주총회는 오는 30일 열린다. 유진그룹은 주주제안을 통해 ▲이사수 증원 ▲추천이사 선임 등을 요구했고 현재 주총 안건으로 상정된 상태다. 유진그룹의 보유 지분은 현재 10.01%다. 제안한 안건의 통과를 위해선 의결권의 66.7%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