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전국' 온라인·모바일 쇼핑시장
입력 2016.03.29 07:00|수정 2016.03.29 07:00
    유통 대기업·모바일커머스·오픈마켓 '혼전의 양상'
    경쟁업체 수 증가로 '강자' 나타나기 힘든 구조
    국내 소비자 로열티도 낮아
    • 온라인 쇼핑시장이 연일 혼전의 양상을 띠고 있다. 온라인상에서 가격경쟁력을 내세우는 유통 대기업·오픈마켓·모바일커머스 업체들의 수가 점차 늘어나면서다. 특정 업체가 승기를 잡을지 예단하기는 이른 시점이다. 다만 이 시장에서 강자가 나오기는 어려울 것이란 게 시장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주된 이유는 뒤처진 업체를 대신할 업체들이 계속해서 등장할 것이기 때문이다. 국내 온라인 쇼핑시장 성격상 소비자들의 업체 로열티가 강하지도 않다. 이 시장 내 강자 탄생이 어려운 또 다른 요소다.

      국내 소셜커머스 업체는 지난 2010년 우후죽순 생겨나기 시작했다. 이후 PC 기반의 오픈마켓 업체인 G마켓·11번가·옥션·인터파크 등과의 경쟁 속에서 대다수 기업이 사라지고, 쿠팡·위메프(위메이크프라이스)·티몬(티켓몬스터)의 삼강 구도가 형성됐다.

      올해는 이마트가 쿠팡에 맞서 반격을 가하기 시작했다. 이마트의 온라인 시장 독점 경계를 위해 롯데마트도 가격할인을 선언했다. 티몬·위메프도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가격을 낮추고 있다. 모바일커머스 업체와 사업영역이 중복되는 홈쇼핑 업체들도 온라인몰 투자를 확대 중이다.

    • 매출 하락의 부담에도 이들이 가격할인을 펼치는 이유는 하나다. 온라인·모바일 시장의 성장세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국내 소매 유통시장 규모(취급액)은 현재 300조원 수준이다. 이 중 온라인·모바일 유통시장이 차지한 비중은 50조원까지 증가했으며, 매해 10%가 넘는 성장률을 보인다. 이마트몰과 쿠팡의 취급액은 각각 6500억원, 3조원 규모다. 이마트가 급성장한 쿠팡을 겨냥하고 있는 이유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가격경쟁에 나선 업체들은 그러나 매출 하락 부담이 확대되기 시작했다. 기저귀, 분유와 같은 제품은 소비자 브랜드 로열티가 강해 제조업체에 단가를 낮추라고 요구하기가 쉽지 않다. 할인마트 등은 자체적으로 유통마진을 낮추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중장기적으로도 특정 업체가 승기를 잡기는 어려울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주된 배경은 낮은 시장 진입장벽 때문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승자가 된다 하더라도 새로이 차지한 파이를 빼앗아갈 업체가 계속해서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쇼핑시장의 연간 성장률이 현재 수준으로 유지되는한 새로운 업체들의 등장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최근 들어 온라인 쇼핑시장의 성장성이 다소 꺾이긴 했다. 그러나 백화점·할인마트의 성장세가 정체되거나 역성장하는 기조에 비교하면 온라인·모바일 쇼핑시장의 성장세는 괄목할 만하다.

    • 일각에서는 국내 소비자들의 낮은 로열티를 온라인 쇼핑시장의 강자 탄생을 막을 요인으로 지목한다. 한 증권사 유통 애널리스트는 "가격비교 사이트인 네이버 지식쇼핑이 잘 구축된 까닭에 소비자들이 특정 브랜드에 로열티를 갖기 힘든 게 국내 온라인 쇼핑시장의 특성 중 하나"라고 밝혔다.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전통 유통방식에서 벗어나 온라인과 광고를 접목한 사업모델 또는 트래픽(웹방문자수)를 활용한 서비스 개발에 집중하는 업체가 우위를 점하는 데 다소 유리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아마존·알리바바는 전체 이익 중 유통마진이 차지하는 비중을 점차 낮추고 있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