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가스전 매각설 수면 아래로…갈등 봉합기
투자업계 "그룹내 역할 확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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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인터내셔널이 포스코그룹 편입 6년 만에 '포스코대우'로 사명을 변경했다. 미얀마 가스전 매각설 등을 둘러싼 그룹 내 갈등은 봉합기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다. 포스코대우로 거듭난 대우인터가 ‘포스코 패밀리’로 녹아들 수 있을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대우인터는 최근 개최된 주주총회를 통해 사명을 포스코대우로 변경했다고 공시했다. 포스코그룹의 정체성과 대우의 브랜드파워를 모두 표현할 수 있는 사명이라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포스코대우 관계자는 “이번 사명 변경은 모기업(포스코)으로부터 내려온 지시로 이뤄진 게 아니라 대우인터가 내부적으로 먼저 결정해서 이뤄진 일”이라고 밝혔다. 포스코대우는 미얀마 가스전 매각설 등으로 그간 모기업 포스코와 불편한 관계를 이어온 바 있다. 이번 사명변경이 그간 갈등관계를 봉합하려는 시도라는 게 시장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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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얀마 가스전(사진=대우인터내셔널)
포스코와 포스코대우간 갈등은 지난해 상반기 미얀마 가스전 매각검토 문건이 유출되면서 극대화됐다. 포스코 가치경영실 명의로 작성된 해당 문건은 미얀마 가스전의 가치를 3조7000억원대로 계산하며 매각시 포스코가 2조2000억원대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문건 유출 이후 포스코의 포스코플랜텍에 대한 지원 철회 이슈가 맞물리면서 포스코대우의 유효 신용등급은 ‘AA’급에서 ‘A'급으로 강등됐다.
NICE신용평가는 “포스코가 재무구조 개선방안의 하나로 포스코대우의 자원개발사업부문에 대한 분할매각을 검토하는 등 포스코는 해당 사업에 대한 계열 내 사업적 긴밀성 및 중요성을 상대적으로 높지 않은 수준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후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직접 나서서 가스전 매각설을 적극적으로 부인했다. 이에 시장에는 포스코대우의 가스전 매각이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신뢰·컨센서스가 형성되고 있다. 지난해 포스코는 연결기준 5조6820억원 규모 순차입금 감축에 성공했다. 포스코의 구조조정 노력이 소기의 성과를 내면서 미얀마 가스전 매각논의도 상당 부분 수면아래로 가라 앉았다는 평가다.
투자업계는 갈등이 봉합기에 접어든 만큼 포스코대우가 그룹 내에서 역할을 더욱 확대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철강판매(무역) 외에도 건설수주·자재조달 등 그룹 내에서 포스코대우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여지가 많다”며 “향후 포스코 가족의 일원으로서 보다 적극적으로 그룹 비즈니스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포스코대우의 캡티브(Captive, 계열사 간 거래) 매출 의존도는 30%대에 불과하다는 분석이다. 한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경쟁사(LG상사·SK네트웍스)의 캡티브 매출 의존도는 50%를 상회한다”며 “높은 캡티브 비중은 안정적으로 상사업을 영위하는 데 필수적이다”고 설명했다. 또한 “신인도 측면에서도 계열간의 통합도는 그룹의 지원의지를 판단하는 중요한 평가요소”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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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가스전에 치우친 이익구조 개선을 위해서도 그룹 내에서 역할 확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포스코대우는 연결기준 자원개발부문에서 지난해 1867억원 순이익을 기록한 반면 무역부문에서는 988억원대 순손실을 기록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자원개발부문에 치우친 이익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해답은 결국 기존 무역사업에서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그룹 계열사와 협업을 더욱 확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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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6년 03월 20일 09: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