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경영진에 보험업 경험 없는 인사 다수 포진
보험 전문가 중용하는 다른 보험사들과 대비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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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종희 사장(사진)이 이끄는 KB손해보험이 본격적으로 출범하면서 업계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제부터 'KB색깔 입히기'에 본격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보험업계에 대한 경험부족은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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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손보는 지난 18일 주주총회를 열고 양 사장을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인하는 안을 통과시켰다. 양 사장은 KB금융지주에서 재무, 인사, IR총괄 부사장을 역임했으며, KB손보(당시 LIG손해보험) 인수를 진두지휘했다.
작년 6월 인수 직후까지만해도 KB는 김병헌 사장을 유임하며 조직 안정을 배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제 양 사장 선임을 필두로 조직 통합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양 사장 외에도 허정수 국민은행 재무담당 본부장(부사장), 조태석 국민은행 WM사업부(상무대우), 신현진 국민은행 리스크담당(상무)가 KB손보로 자리를 옮겼다.
양 사장 내정 이후 KB손보의 연말 조직개편에서부터 변화가 시작됐다는 평가다. 채널 별 신규 조직을 개설하고, KB금융체제 하에서의 업무 프로세스 균형을 갖추기 위해 조직별 기능을 강화했다.
이어 KB손보는 취약점이라 일컬어지는 자동차보험 강화를 위해 ‘다이렉트본부’를 사장 직할 조직으로 신설하고, 장기보험 전략수립 및 기획기능 강화를 위해 ‘장기보험전략본부’를 새로 만들었다. 더불어 사업부문별 기획부서의 지휘 기능을 강화하고 전사적 조직 체계 일원화를 위해 부서별 명칭을 통일하는 등 KB금융그룹 체제와의 일관성 확보에도 나섰다.
이번 인사를 계기로 윤종규 KB금융 회장의 조직 장악력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양 사장은 윤 회장 밑에서 재무부장을 역임하는 등 그룹 내에서 윤 회장과 가까운 인사로 통한다. 그만큼 윤 회장의 의중을 잘 파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인사도 취임 2년차를 맡는 윤 회장의 조직 장악력 강화와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보험업계에서는 양 사장의 역할이 인수후합병(PMI)에 집중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보험업 전문가보다는 다수의 은행출신이 KB손보로 옮긴 점도 이번 인사가 경쟁력 강화보다는 PMI에 맞춰졌다는 해석을 뒷받침한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경쟁사들이 보험 전문가 영입에 박차를 가하는 상황에서 은행 출신의 경영진이 어떠한 방식으로 경쟁력 강화에 나설지는 지켜볼 일이다”고 말했다.
다만 양 사장이 보험업에 경험이 없다는 것은 회사 안팎에서 약점으로 지목하는 부분이다. 양 사장은 LIG손보 인수를 진두지휘하긴 했지만, 실제 보험사에서 실무를 맡아 본적이 없다.
국제회계기준(IFRS4) 2단계 도입 및 보험상품규제 완화 등 최근 보험업을 둘러싼 환경이 급변하고 있는 상황에서 실무 경험이 없는 사장의 선임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없지 않다. '30년 은행맨'을 신임 사장으로 선임한 하나생명 역시 보험업계에서 비슷한 우려를 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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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6년 03월 23일 16:49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