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현대증권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
입력 2016.03.31 18:20|수정 2016.04.01 09:11
    • KB금융지주가 현대증권 인수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현대증권 매각측은 이 같은 내역을 KB금융에 통보했다. 공식발표는 이날 저녁에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KB금융은 예상보다 높은 가격을 제시, 현대증권의 새 주인으로 낙점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에 인수하지 못하면 자본금 3조원 이상 증권사를 인수할 수 있는 기회가 없다는 절박한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더이상 대안이 없다"는 집행부의 설득에 이사회도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다는 후문이다.

      KB금융지주는 실사 과정에서 후보 가운데 가장 적극적인 자세로 임했다. KB금융은 논란이 됐던 현대증권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에 대해 "전반적으로 위험한 투자건들이 많았지만 2008년 리먼브라더스 금융위기와 같은 충격이 오지 않는 한 손실 가능성이 낮다"며 다른 인수 후보들보다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다른 인수 후보들과의 경쟁도 치열했다. 그러나 대우증권을 미래에셋에 내준 후 절치부심(切齒腐心)해 온 한국금융지주는 이번에도 고배를 마셨다. 미래에셋의 참여 가능성에 한층 공격적인 자세로 임했지만 경쟁후보를 따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홍콩계 사모펀드 액티스의 행보도 예사롭지 않았다. 300억원이라는 대규모 입찰보증금에 다른 펀드들이 모두 포기한 것과 달리, 이를 전액 납부하고 짧은 실사기간에도 공격적인 가격을 제안했다. 액티스는 2003년 골드만삭스 아시아 대표를 역임한 데니이 회장을 중심으로 골드만삭스, 메릴린치, 도이치뱅크, UBS, CS 등의 출신들이 파트너로 합류했으며 2조원 이상의 펀드자금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딜의 최대 승부처는 후보들이 제시한 가격조정한도 및 손실보상 범위를 얼마나 책정했느냐 여부였다. 매각측이 제시한 가격조정한도 및 손실보상 범위는 총 3%였으나  매각측은 후보들이 제안한 내용이 서로 상이해 당초 예정된 날짜를 연기하기도 했다. 그동안 현대증권 매각측은 '현대상선에 최대한 자금 유입이 이뤄질 수 있는 구조를 제시한 곳에 매각하겠다'는 입장를 밝혀왔다. 헤드라인 가격은 KB금융이 가장 높았지만 이 같은 조건에 따라 실질적인 매각가격 하락 요인이 돼 감점 요인도 일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도 불구, 향후 논란이 발생할 가능성도 감지된다. 매각 측이 입찰안내서에 가격조정 및 손해배상한도에 포함되지 않는 '특별손해배상(Special Indemnity)'조항을 제시하지 말것, 그리고 이를 포함시킬 경우 '결격사유'가 될 수 있다고 알렸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후보들이 이를 포함시켰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매각측은 이를 크게 문제 삼지 않고 매각을 진행한 터라 사실상 프로그레시브 딜이란 지적도 나왔다. 탈락한 후보의 반발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