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 보험사, 자산운용·상품개발 분야 '삼성맨' 영입 활발
입력 2016.04.07 07:00|수정 2016.04.07 09:36
    전문분야 인재영입으로 시스템·네트워크 구축 목적
    삼성금융사 구조조정으로 인력 공급도 많아져
    중소형사 경쟁 치열해지면서 삼성출신 영입 앞으로 이어질 듯
    • 중소형 보험사들이 자산운용·상품개발 분야를 중심으로 '삼성맨' 수혈에 나서고 있다. 단시일 내에 시스템과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는 장점이 부각되고 있어서다.

      여기에 삼성 내부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인력구조조정이 활발한 것도 한 원인으로 꼽힌다. 경쟁이 치열한 중소형 보험사를 중심으로 삼성출신 영입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KDB생명은 올해 해외투자팀을 신설하고 팀장으로 삼성생명 출신 이상훈씨를 영입했다. 이 팀장은 미국 코넬대학교 출신 부동산대체투자 전문가로 삼성생명에서도 부동산 투자를 전문적으로 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KB손해보험은 올해 김응민 삼성화재 일반보험상품팀장과 김경선 삼성생명 상품개발팀장을 영입했다. 상품 부문을 강화하려는 포석이다.

      보험업계에서 삼성출신 선호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메리츠화재의 경우,  김용범 사장을 비롯해 경영지원실장, 상품전략실장 등이 모두 삼성출신이다. 롯데손해보험은 2014년 말에 자산운용부문장으로 전 삼성생명 뉴욕법인장 출신인 이상희 부문장을 영입했다. 동부화재는 10년 전부터 삼섬의 시스템 경영을 도입하자는 취지에서 삼성출신을 활발하게 영입했다.

      다만 최근엔 좀더 특정 영역으로 포커싱이 맞춰져 있다.

      저금리 상황에서 수익률 확보에 비상이 걸린 자산운용 부문과 올해부터 시행되는 가격자율화에 따른 상품개발팀에 대한 인력수요가 커졌다. 이 두 분야는 모두 상당한 전문성을 필요로 한다. 단시일 내에 시스템을 갖추고 인력을 키워내기가 쉽지 않다. 상대적으로 인프라가 덜 구축돼있는 중소형 보험사가 삼성맨을 선호하는 이유다.

      이런 흐름은 삼성 내부 분위기와도 무관치 않다. 지난해 삼성 금융계열사 임원 20% 안팎이 회사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생명은 2014년 전직지원제도를 통해 1000여명의 직원을 계열사로 내려 보냈다. 최근엔 직제 개편을 통해 기존 5단계 직급체계를 사원-선임-책임-수석 4단계로 단순화했다. 그만큼 승진할 수 있는 직급이 줄어들었다.

      최근 중소형 보험사로 옮긴 임원들도 치열한 내부경쟁 등 여러 사항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삼성그룹 관계자는 “내부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경쟁에서 밀려 이직을 한 경우가 있다”라며 “전문 분야의 경우 외부에서 수요가 있기 때문에 내부에서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면 이직을 선택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당분간 이런 흐름은 계속될 것이란 관측이다. 삼성에서 나오는 인사도 과거보다 많아졌기 때문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최근 중위권 업체간 경쟁이 심해지면서 삼성출신 인사에 대한 수혈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