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스커피·버거킹 투자 결실…놀부·KFC 미완의 대기
입력 2016.04.14 07:10|수정 2016.04.14 07:10
    PEF 인수 후 투자 성과 거둔 할리스커피·버거킹
    공차·매드포갈릭 '실적 선방'…놀부·KFC, '메르스' 여파에 휘청
    • 금융위기 이후 사모펀드(PEF)들이 가장 적극적으로 뛰어든 분야가 식음료사업이다. 놀부, 버거킹, 할리스커피, 공차 등이 PEF를 새 주인으로 맞이했다. 인베스트조선은 주요 PEF들이 투자한 식음료기업의 실적을 분석했다.

      지난해 중동호흡기증후근(메르스) 탓에 식음료기업들은 기대했던 실적을 올리진 못했다. 하지만 할리스커피, 공차코리아, 메드포갈릭 등은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며 PEF들의 노력에 화답했다.

      ◇투자 결실 본 할리스커피·버거킹…투자회수 '청신호'

      IMM PE가 인수 후 대대적인 투자를 단행한 할리스커피는 지난해 비로소 투자 효과를 보여줬다. 직영점 확대로 매장을 560여곳으로 늘렸고 '디초콜릿커피' 브랜드를 앞세워 중·저가 커피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계열사 할리스C&I를 통한 B2B 커피 사업에도 나섰다. 그 결과 지난해 매출액 1000억원을 돌파했고 영업이익과 상각전이익(EBITDA)은 전년 대비 30%가량 증가했다. 직영점 확대로 인한 임대료·인건비 등 직접 투자비용 증가로 수익성은 떨어졌으나 영업이익률은 6%대를 유지했다. 회사가 성장하자 기획·마케팅 부문의 인재들을 자연스럽게 흡수했고 이는 다시 매출 향상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도 이루게 됐다는 평가다.

    • 버거킹 역시 메르스 사태와 식재료 가격 상승에도 2014년 대비 매출액과 영업이익과 EBITDA 수치가 개선됐다. 늘어난 이익으로 유상감자와 배당을 실시해 미리 투자금 일부를 거둬들였고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에 2100억원 받고 투자 회수를 완료했다. VIG파트너스는 배달 음식에 익숙한 국내 소비자들을 위해 버거킹의 딜리버리 서비스를 강화했고 24시간 및 드라이브스루(Drive Through) 매장을 확대했다. 새로운 메뉴를 끊임 없이 내놓았고 브랜드 이미지 고급화 등에 집중하며 매장당 수익성을 크게 개선시켰다.

      ◇공차코리아·매드포갈릭, PEF 인수 후 재도약 준비 한창

      SC PE의 매드포갈릭과 유니슨캐피탈의 공차코리아는 인수 후 재정비 과정을 거치고 있다. 매드포갈릭은 외식업 침체기 속에도 실적이 좋았했다. 매출액은 2014년 대비 3배가량 늘었고 영업이익도 두 배 뛰었다. 매출이 나오지 않는 5~6개 매장 폐점으로 유형자산폐기손실이 반영되며 순이익은 일시적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우선 지난해까지 매장 정리와 확장 등 구조조정 작업을 일단락 지었다. 작년 말 기준 매드포갈릭 매장은 국내 38곳 정도이나 입지가 좋은 곳에 새 매장을 추가할 예정이다. 계절 메뉴 출시 등 스토리텔링 형태의 마케팅도 전개하고 있다. 해외 사업은 국내 사업이 안정기에 접어든 이후 제대로 된 전략을 갖춘 뒤에 본격화한다는 복안이다. SC PE 측 관계자는 "2015년은 우리뿐 아니라 패밀리 레스토랑 등 외식업이 전반적으로 안 좋은 한 해였다"면서 "앞으로 경영 환경이 개선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유니슨캐피탈의 공차코리아도 순항 중이다. 유니슨캐피탈은 공차코리아 인수 이후 일본 하라주쿠에 첫 매장을 열며 본격적인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섰다. 공차코리아의 첫 해외 진출로 일본 사업 라이선스를 단독으로 취득했다. 인수 후 1년 밖에 되지 않아 투자 전략과 성과의 연관성을 논하기 이르지만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된다는 평가다.

    • ◇놀부·KFC, 피할 수 없던 메르스의 그늘

      MSPE는 지난해 '놀부'를 프랜차이즈 플랫폼으로 키워낼 계획이었다. 다채널 전략으로 소비자와 예비가맹점주의 선택 폭을 넓혀 매출과 이익 극대화를 누릴 수 있을 것이란 판단이 깔려있었다. 실제 지난해 M&A로 공수간(분식)과 레드머그커피(커피)를 선보였고 '놀부 옛날통닭'도 출범시켰다. 그러나 메르스 사태가 터지고 식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본격적인 성장을 위한 대규모 투자가 단행된 직후라 타격이 더 컸다. 2013년까지 놀부는 순이익 적자를 기록하다 2014년 겨우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지난해 또 다시 수익성 하락의 늪에 빠지게 됐다.

      2014년에 CVC가 인수한 KFC도 긍정적인 실적을 얻지 못했다. 24시간 매장 확대 및 배달서비스 강화, 신 메뉴 개발을 통해 소비자 잡기에 나섰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반대로 움직였다. 지난해 매각설이 돌기도 했지만 이익 지표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투자 회수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KFC는 일반 햄버거 프랜차이즈뿐만 아니라 치킨 업체들과도 경쟁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