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戰' 승자 한화·두산…개장 전부터 커진 불안감
입력 2016.04.14 07:41|수정 2016.04.15 14:56
    이달 제도 개선으로 경쟁사 증가할 가능성 커져
    지난해 탈락업체에서 인력·브랜드 이동 적어 경쟁력 확보 난항
    •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와 ㈜두산은 면세점 제도 개선으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을 업체로 꼽힌다. 지난해 시내 면세점 특허권 입찰전에서 탈락한 업체들의 시장 잔류 가능성이 커지면서 인력수급·브랜드 확보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경쟁강도 심화가 예고됨에 따라 투자회수 가능성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와 ㈜두산은 지난해 시내면세점 특허전의 '승자'로 꼽혔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롯데·SK 등 기존 면세점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신규 특허권을 따냈다. ㈜두산 역시 예상을 깨고 기존 유통강자들을 제쳤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와 ㈜두산은 유통업을 주력으로 하는 경쟁사들에 비해 운용·관리능력이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제도 개선으로 시내면세점 경쟁업체가 늘어나면 여러 약점이 두 업체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개장 전 브랜드 및 인력 확보에서부터 향후 재고관리·물류관리·배송·여행사 판촉 등까지 신규 진입자들이 단기간에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밝혔다.

      경쟁력을 보강하기 위해 두 업체는 입찰전에서 탈락한 롯데(월드타워점)·SK(워커힐)로부터 인력·브랜드를 확보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탈락업체의 시장 잔류 가능성이 커지면서 이마저도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기업탐방 결과, 롯데와 SK 모두 면세점 관련 인력유출이 많지 않았고 재고·브랜드 역시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다"며 "이를 승계할 계획이었던 신규진출 업체들이 전전긍긍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수익성은 더 악화될 위기다. 정부는 기존 0.05%였던 특허수수료를 매출 구간별로 0.1%(2000억원 이하)에서 1.0%(1조원 초과)까지 인상하기로 최근 결정했다. 여기에 경쟁업체가 늘어나게 될 경우 ▲파이 감소로 인한 실적 악화 ▲여행사·고객 판촉 출혈경쟁으로 인한 실적 악화 등도 예상된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와 ㈜두산은 현 상황을 일단은 지켜보고 있다는 입장이다. 한 신규 면세업체 관계자는 "정부 정책에 대해 기본적으로 반대하고 있지는 않지만 아직 특허권 추가 발급이 결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와 관련한 특별한 입장은 없다"고 밝혔다. 두 업체 모두 올해 예정된 정식개장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와 ㈜두산을 바라보는 신용평가사들의 시각도 미묘하게 바뀌고 있다. 입찰전 직후에도 단기 투자비용증가에 대한 우려는 있었지만,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가 많았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들은 이제 면세업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하긴 힘들다고 입을 모았다. 경쟁사 증가로 인한 수익성 저하는 한화와 두산뿐만 아니라 롯데·신세계·신라 등 다른 업체들에도 동일하게 부정적으로 작용하는 요인이라는 평가다.

      한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면세업체들이 두자릿수 이상의 수익성을 내기는 힘들다"며 "경쟁업체가 늘어날 경우 과거처럼 도태되는 업체들이 나타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오랜 경험과 경쟁력을 갖추고 있고, 규모의 경제가 가능한 업체들은 살아남겠지만 그렇지 않은 업체들은 사업을 접을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