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손보·한화손보·흥국화재, ‘자본확충’ 고민
입력 2016.04.19 07:00|수정 2016.04.20 09:29
    한화손보 “후순위채 발행 고민”
    흥국화재·롯데손보, RBC비율 끌어올리기 위한 방안 논의
    중소형 손보사 중심으로 증자나 후순위채 발행 활발해 질 듯
    • 롯데손보·한화손보·흥국화재 등 중소형 손보사들이 계속되는 자본확충 노력에도 여전히 업계 최하위권의 지급여력(RBC)비율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규제 강화로 인해 RBC비율 하락폭이 컸다. 앞으로 더 강한 수준의 규제가 예고돼 이들의 자본확충 부담은 점점 커질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생명보험사, 손해보험사를 통틀어 RBC비율이 가장 낮은 보험사는 롯데손해보험(144.4%)였다. 악사손해보험이 연말 기준으로는 110.2%를 기록했지만, 지난 2월초 증자를 마치며 148.5%로 RBC비율이 올랐다.

      흥국화재(150.86%)와 한화손보(165%)도 RBC비율이 낮은 보험사에 속했다. 이들 세 곳은 모두 지난해 9월말 대비 수치가 하락하며 업계 최하위권의 RBC비율을 보이고 있다. 최근 감독당국은 보험업법에서 정하고 있는 건전 RBC비율(100%)로만 평가하고 있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150%가 가이드라인이었다.

    • 건전성에 다소 우려가 제기될 수 있는 수준인만큼 이들은 조만간 자본확충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손보는 지난해 만기보유증권을 매도가능증권으로 자산 재분류하면서 RBC비율을 끌어올린 바 있다. 흥국화재는 5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했으며, 롯데손보는 증자 여부를 놓고 계속해 고민하고 있다.

      한화손보 관계자는 “현재 RBC비율을 높이기 위해 후순위채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라며 “구체적인 시기와 규모는 미정이다”고 말했다. 흥국화재와 롯데손보도 RBC비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다양한 방안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다.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은 더 높다. 2020년 도입을 앞둔 새로운 회계기준 IFRS4 2단계에 맞춰 감독당국은 기존보다 높은 수준의 재무감독기준을 준비 중이다.

      업계에선 유럽연합(EU)의 솔벤시2 수준으로 개편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솔벤시2 규정은 올해부터 유럽연합이 보험사에 적용하고 있는 기준으로 보험사가 보유한 자산을 시가평가하고, 재무적 위험 요인을 위험수준에 따른 시나리오별 분석을 통해 자체 평가하도록 하는 체제다. 현재 국내에서 적용하고 있는 RBC규제보다 높은 수준의 자본을 요구해, 감독규정 변경 시 보험사들의 자본확충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선 RBC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보험사를 중심으로 증자 또는 후순위채 발행 움직임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보험업법 개정안이 이달부터 시행되면서 자본확충을 위한 보험사들의 후순위채 발행요건이 완화했다. 기존에는 RBC비율이 150% 이하인 보험사에 한해 후순위채 발행이 허용됐다면, 이제는 RBC비율 하락 우려가 있는 경우 150% 이상이더라도 후순위채를 발행할 수 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대주주의 증자 지원여력 여부에 따라 보험사들이 증자 또는 후순위채 발행에 나설 것으로 보여진다”며 “다만 후순위채의 경우 발행에 나서더라도 재무 우려가 제기되는 보험사에 투자자들이 얼마나 호응할지는 미지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