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태양광발전소 매각차익 260억원 유입효과
유상증자 가능성 '재조명'…급하지 않다는 전망에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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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큐셀이 처음으로 연간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했다. 해외 태양광발전소를 매각한 것이 가장 큰 기여를 했다는 평가다. 이에 당초 회사가 추진하던 유상증자 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쏠린다. 실적개선은 호재이지만, 당장 급하게 추진하진 않을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한화큐셀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매출 7억80만달러(한화 약 8200억원), 영업이익 5260만달러(610억원)를 기록했다. 각각 전분기보다 64%와 31%씩 증가했다. 회사의 사상 최대 분기실적이다.
연간 실적으로는 처음으로 이익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의 70%가량을 4분기에 냈다. 회사 측은 모듈 판매 증가와 제조비 절감효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모듈 판매량은 3306메가와트(MW)로 전년보다 60% 증가했다. 이 중 4분기 판매량은 1238MW다. 지난해 1분기만해도 46.4센트였던 제조비용은 와트(W)당 38.6센트까지 떨어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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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우 한화큐셀 사장(CEO)은 “한화솔라원과 한화큐셀의 합병 이후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면서 매년 1억달러가량씩 절감했다”며 “덕분에 지난해 4분기에는 순매출 대비 영업비용 비율을 10% 밑으로 떨어뜨렸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선 첫 연간 영업이익 흑자 원인으로 태양광 발전소 매각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초 영국 태양광 발전소인 펜랜드(Fenland)·그린엔드(Green End)·타워힐(Tower Hill)을 약 1000억원에 매각했다. 이것이 지난해 4분기 실적에 반영됐다. 매각대금 1000억원이 매출로 인식됐다. 업계에선 이 중 약 260억원이 매각차익으로 영업이익에 포함됐다고 보고 있다. 미국 나스닥(NASDAQ) 상장사인 한화큐셀은 현지 회계기준상 자산매각을 통해 들어온 현금도 영업이익으로 반영한다.
증권사 태양광 담당 애널리스트는 “태양광 발전소 매각차익이 영업이익에 가장 큰 기여를 했다”며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차입부담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올해 판매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간 모듈 판매 목표량을 4500~4700MW로 제시했다. 예상 설비투자(CAPEX) 규모는 1억8000만달러(2060억원)다. 한화그룹도 올해 태양광을 비롯한 신사업에 약 3조4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수익성 개선으로 당초 추진하던 유상증자가 계속 진행될 지, 시장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화큐셀은 지난해 5억달러 규모 유상증자를 검토했으나 중국 증시폭락 등 투자시장 분위기가 가라앉으면서 일정을 연기했다. 나스닥으로부터 2018년 내로 유상증자를 하도록 허가받고 증자 한도도 받은 상태다.
한화큐셀 관계자는 "나스닥에서 허가를 받았다고 무조건 유상증자를 해야 하는 건 아니다"라며 "추진 여부는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시장에서도 당장 급하게 추진할 필요가 없다는 전망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이익을 내기 시작했으니 일단 영업을 통해 들어오는 현금으로 재무부담을 줄일 것이란 전망이 많다. 지난해말 기준 회사의 총차입금은 약 1조2000억원으로 여전히 과중하단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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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도 떨어진 상태다. 지난해말 주당 28달러 수준까지 올랐던 주가는 현재 15달러 정도까지 하락했다. 이 시점에 유상증자를 추진하면 최대주주인 한화케미칼의 지분율(94%)이 더 많이 희석될 수 있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한화케미칼 입장에선 지분율 희석문제가 있고, 한화큐셀도 이익이 나기 시작했다"며 "유상증자가 긴급한 상황도 아니기에 굳이 지금 추진할 것 같진 않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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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6년 04월 05일 08: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