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마르스 인수 CJ CGV, 자본확충+TRS 동시 추진한다
입력 2016.04.27 07:00|수정 2016.04.27 07:00
    CJ CGV 투자금액, 영구채 등 자본성 조달 검토
    신용등급, 3000억원 규모 TRS거래에도 영향
    IMM PE·CJ E&M, 각각 1000억원 투자 예정
    CJ CGV "2020년 스크린수 7190개로 확대…2015년말 1834개"
    • CJ CGV가 터키 멀티플렉스 사업자 마르스엔터테인먼트(이하 마르스) 인수를 발표하자 국내 신용평가사들이 일제히 신용등급 '하향검토' 대상 의견을 냈다. CJ CGV의 능력 대비 투자 부담이 크다는 이유에서 였다.

      실제 이번 마르스 인수 관련 투자자금 조달의 핵심 키워드는 CJ CGV의 신용등급이다. CJ CGV와 함께할 재무적투자자(FI)들의 참여 조건 역시 CJ CGV의 신용등급과 연동돼 있고 향후 추가 투자를 위해서라도 현재 신용등급을 유지해야 한다.

      20일 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CJ CGV는 다음달 말까지 재무적투자자(FI)와 함께 마르스 지분 100%를 7919억원에 인수하기로 하고 이달 초 본계약을 체결했다. CJ CGV는 이 가운데 3019억원을 투입해 총 38.12%를 인수한다.

      이는 지난해 말 개별 재무제표 기준 현금성자산 규모가 754억원에 불과한 CJ CGV가 감당할 수 있는 규모 이상이다. 다만 신용등급이 AA-로 우량하고 연간 1450억원의 상각전이익(EBITDA)과 EBITDA 대비 순차입금 비율이 2.5배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추가 차입 여력이 충분하다.

      그러나 신평사들이 순차입금 의존도가 더 커지면 신용등급을 조정하겠다고 밝혀 CJ CGV도 마냥 차입을 추진하긴 어려운 여건이다. 이에 투자은행(IB) 업계에선 CJ CGV에 자본성 조달을 제안하고 있으며 CJ CGV도 이를 검토하고 있다. 그 방안 가운데 하나가 영구채(신종자본증권) 발행이다. 사모로 진행할 경우 인수대금 납입시점인 5월말까지 끝낼 수 있다.

      CJ CGV가 영구채를 발행하면 회계적으로는 자본 확충 및 부채비율 완화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신용평가사들은 영구채 발행 조건에 따라 자본 규모를 인정하고 있어 세부 조건이 관건이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유상증자보다는 영구채 발행을 통해 자본확충과 투자자금 확보가 가장 현실적"이라며 "향후 지속적인 M&A와 투자를 위해서라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 CJ CGV의 신용등급은 마르스 인수 자금 조달의 다른 한 축인 토탈리턴스왑(TRS) 거래에도 영향을 준다. CJ CGV는 당초 스틱인베스트먼트가 운용하고 있는 CJ코퍼레이트파트너십펀드와 함께 마르스를 인수할 예정이었으나, 인수 조건 및 수익 배분 등에서 이견을 보여 무산됐다. 대신 CJ CGV는 메리츠종합금융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해 TRS를 통한 자금조달로 선회했다.

      마르스를 인수할 특수목적회사(SPC)의 지분 일부를 다른 투자자에게 넘기고 CJ CGV가 매년 일정 이자를 주는 형태다.TRS는 신용파생거래로 CJ CGV의 신용등급에 따라 금리가 결정된다. CJ CGV의 신용등급이 떨어지면 기준 금리가 더 높아지고 가산금리도 상승한다. TRS를 통해 조달할 금액은 3000억원이다. TRS는 회계법인에 따라 해석의 차이는 있지만 현재까지는 차입금(부채)으로 보지 않고 있어 CJ CGV는 재무비율 훼손 부담을 덜 수 있다.

      이 밖에 마르스 인수에는 IMM 프라이빗에쿼티(IMM PE)가 1000억원, CJ E&M이 1000억원 가량을 투자할 예정이다. 지난 4일 인수 본계약을 체결한 CJ CGV와 투자자들은 5월말까지 잔금 납입 후 거래를 완료할 계획이다. 거래 대금 지급 통화는 유로화다.

      마르스는 지난해 말 기준 터키 28개 도시, 81곳에 710개의 스크린을 보유하고 있는 터키 최대 영화관 사업자다. 지난해 관람객수는 2400만명, 매출액은 2211억원, 영업이익은 336억원을 기록했다. 2위 사업자 대비 스크린 수가 5배에 달할 정도로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CJ CGV는 마르스 인수로 유럽 최대 영화관 사업자인 오데온(Odeon)을 넘어 세계 5위(스크린수 기준) 사업자로 도약한다. 또한 아시아 지역 중심에서 마르스를 통해 유럽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했고, 헐리우드를 비롯한 세계 주요 영화 배급사들과의 협상력 및 영향력도 커질 전망이다.

      CJ CGV는 2020년까지 스크린수를 7190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이 가운데 글로벌은 6062개, 터키에서만 1338개로 확장한다. 2020년 마르스의 얘상 매출액은 6341억원, 영업이익은 1129억원(1리라=410원)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