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솥밥 먹던 웅진그룹…극동건설 M&A 반대 표 던졌다
입력 2016.05.11 07:00|수정 2016.05.11 07:00
    웅진·한국증권금융·우리은행 등 주요채권자 'M&A 반대'
    웅진 "채무자 및 계열사 권익보호 차원"
    법원 오는 20일 수정회생계획안 재의결 계획
    • 극동건설의 모회사였던 웅진그룹이 기업회생을 위한 극동건설 매각에 반대표를 행사했다. 회생채권자인 동시에 채무자인 웅진의 사정 때문이었다.

      9일 서울중앙지방법원 등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열린 극동건설의 변경회생계획안 의결을 위한 2·3차 관계인 집회가 열렸다. 세운건설컨소시엄이 극동건설 인수를 위한 본계약을 체결함에 따라 회생담보권 및 회생채권자의 최종 동의를 얻기 위한 자리였다.

      결과는 부결됐다. 의결권을 가진 회생담보권(46억원) 중 97%(45억원)는 경영권 매각을 통한 변제율 변경안에 동의했지만 주요 회생채권자인 ㈜웅진(165억원)·한국증권금융(137억원)·우리은행(113억원) 등이 반대했다. 전체 회생채권(1241억원)의 동의율은 40.2%에 그쳤다. 회생계획안의 통과를 위해선 회생담보권 75%이상, 회생채권 66.7%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

      웅진그룹은 "관계인집회 전 극동건설 측과 회생채권의 추가변제에 관한 논의를 추진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며 "웅진은 회생회사로서 채권자들의 채무를 보유하고 있고, 지주회사로서 계열회사에 대한 채무 또한 보유하고 있어 채권자 및 계열사 권익보호차원서 매각에 부동의 의사를 표시했다"고 말했다.

      2007년 극동건설을 인수한 웅진그룹은 극동건설의 지급보증으로 인한 유동성위기로 지난 2012년 10월 서울지법에 회생절차를 신청했다. 같은 날 극동건설 또한 회생절차를 신청했고, 2013년 8월, 웅진그룹은 최대주주의 지분 무상소각으로 극동건설의 경영권을 상실했다.

      웅진그룹은 코웨이·웅진식품·웅진케미칼 등의 매각으로 전체 1조2000억원의 회생채무 중 9000억원 이상을 변제하고 2014년 회생절차를 졸업했지만 현재 약 3000억원가량의 채무가 남아있는 상태다. 잔여채무는 2022년까지 분할변제 할 계획이다.

      웅진그룹의 채권을 보유하고 있던 우리은행, 한국증권금융 등이 극동건설의 M&A에 반대한 것 또한 부담이 됐다. 웅진그룹은 우리은행을 비롯한 주요금융기관의 회생담보권은 변제를 완료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웅진그룹이 금융기관의 담보권을 모두 변제했지만 여전히 주요 금융기관이 채권단협의회를 구성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이 M&A 반대에 나서는 상황에서 찬성표를 행사하기는 부담스러웠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극동건설은 반대표를 행사한 주요 회생채권자를 대상으로 협상에 나설 계획이다. 지난달 관계인집회의 안건 부결 이후, 법원은 오는 20일 관계인집회의 속행을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