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부건설공업 재매각…이번엔 법원 눈높이 맞출까
입력 2016.05.18 07:00|수정 2016.05.18 07:00
    법원 최저매각가 미달하며 한차례 유찰
    4일 재매각 공고…오는 18일까지 LOI 접수
    개발제한구역 內 공장증설 어려워…인수 후보업체 "부담"
    • 삼부토건은 4일 삼부건설공업 지분 99%을 재매각에 나선다고 밝혔다. 지난달 치러진 본 입찰에 참여업체 3곳 모두 법원이 정한 최저 매각가를 넘지 못해 유찰된 데 따른 것이다.

      법원의 최저매각금액은 800억원정도로 파악되고 있다. 삼부토건의 회생계획안엔 삼부건설공업의 매각을 통해 약 743억원의 회생채무를 변제할 계획이라고 명시돼 있다. 이를 감안해 일부 인수 후보가 743억원을 웃도는 금액을 제시했지만 법원은 만족스럽지 않다고 판단했다.

      삼부건설공업 매각에 정통한 관계자는 "삼부건설공업의 인수가액으로 최소 800억원 최대 1000억원까지 거론되기도 했지만 인수후보들은 이 같은 금액은 지나치게 높다는 판단해 회생계획안에 제시된 금액과 비슷한 수준을 본입찰에서 써냈다"고 말했다.

      실사과정에서 일부 인수후보들은 삼부건설공업의 파일시장 경쟁력 및 인건비 부문 등을 기업가치평가의 부정적인 요인으로 판단했다는 후문이다.

      최근 파일시장에선 건축 구조물의 대형화에 따라 지름이 700mm에서 1000mm의 대구경 콘크리트파일의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다. 대구경 제품의 생산능력 및 판매처 확보가 파일 제조업체들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변수다. 대림씨엔에스·동양파일·아주산업 등 경쟁업체들은 대구경 파일의 생산 및 증설에 나서고 있다.

      반면 삼부건설공업은 대구경 파일 생산을 못하는 상태다. 대구경 파일 생산을 위해선 공장(경기도 남양주시 와부읍)의 증설이 필요하지만, 개발제한구역내에 공장이 있어 증설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부건설공업이 지난해까지 좋은 실적을 거뒀지만 대구경파일 생산을 못하는 등 동종업체에 비해 뒤쳐지는 부분도 있다"며 "지자체의 허가를 받아 공장을 증설한다 하더라도 인수금액 외에 설비투자를 위한 추가적인 자금을 투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의 임직원 대부분이 정규직으로 구성된 탓에 인건비 비중이 높다는 점도 인수후보업체에겐 부담이 됐다고 한다. 다른 한 관계자는 "시멘트·레미콘·파일업체 등의 제조업체에선 위법의 소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건비를 낮추기 위해 정규직 보단 용역업체를 통한 파견근로자를 주로 채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법원과 매각주관사인 삼정KPMG는 오는 18일까지 인수의향서(LOI)를 접수하고 향후 예비실사 및 본입찰 등의 인수·합병(M&A) 절차를 다시 진행한다는 계획이다.